69년 만에 찾은 아버지…유해 '1만여 구' 귀환 못해

  • 4년 전
◀ 앵커 ▶

국방부는 한국전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해 가족을 찾아주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해 필요한 유전자 시료가 부족해서, 가족을 찾은 경우는 아주 적습니다.

많은 유가족들이 시료채취에 참여해서 전사자들이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이재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올해 일흔의 문경숙씨,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문 씨가 태어나기도 전에 전사해 생전 아버지의 얼굴을 본 적이 없습니다.

문 씨의 아버지 고 문장춘 일병은 1950년 8월 참전했다가 이듬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경숙(70)/故 문장춘 일병 딸]
"(어렸을 적에) 외갓집에 많이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69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12일, 문 씨는 아버지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됐습니다.

## 광고 ##지난 2013년 강원도 양구 수리봉 일대에서 아버지 유해로 추정되는 유골 몇 점이 발견됐는데, 유전자 감식 결과 모녀 관계로 확인된 겁니다.

[문경숙(70)/故 문장춘 일병 딸]
"얼굴도 모르는데 너무 보고 싶었고 그리웠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부친 유해 확인 소식에) 손이 떨리고 가슴이 떨려서 말이 안 나오고..."

이처럼 발굴된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려면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발굴된 유해만으로 신원을 특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문 씨처럼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6만여 명.

하지만 미수습 전사자 유해까지 합치면 13만 명을 웃도는 상황에서 현재 확보된 유전자 시료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허욱구/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단장]
"아직도 많은 국민들 중에서 유가족이시지만 (유전자 시료 채취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서 시료 채취에 참여하신다면 부모님을 찾아갈 수 있는 분들이 많이 늘어날 거로 생각합니다."

국방부가 발굴한 유해 1만여 구 가운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전사자는 2%도 되지 않는 154명 뿐입니다.

한국전 참전 전사자들의 가족들도 나날이 고령화되고 있는 만큼, DNA 채취와 대조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합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

(영상취재 : 우무진 (경남) / 그 래 픽 : 심기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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