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장 확진에 주민들 불안…“밤낮으로 마스크 써야”

  • 4년 전


강원도에 있는 한 시골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이장’을 시작으로 주민들이 연달아 코로나 19 확진판정을 받은 겁니다.

워낙에 청정한 지역이고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그동안은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강경모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강원 홍천군의 한적한 시골마을 고추밭.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할머니가 마스크를 쓴 채 혼자 밭일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삿일을 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을이장이 이틀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주민들 모두 마스크를 쓰기로 생각이 바뀐 겁니다.

[지석일 / 마을 주민]
"마스크 안 썼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그런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밤이나 낮이나 마스크 써야하고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문제는 마을이장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다는 겁니다.

[홍천군보건소 관계자]
"저희도 어디인지 잘 모르고 깜깜이로 그냥 파악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장은 마을에 있는 병원과 면사무소뿐 아니라, 평창과 춘천에도 다녀간 걸로 조사됐습니다.

게다가 어제 이장과 접촉한 마을의 6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마을의 60대 남성도 진단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습니다.

확진자와 접촉한 마을 주민은 260명이 넘습니다.

[강경모 기자]
"이장이 코로나 19 검사를 받은 뒤 다녀간 장례식장입니다. 이곳에서 4시간 정도 머물렀는데요.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자 곧바로 폐쇄됐고, 지금도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마을 주민]
"대문 밖에 뭐 사러 나가지도 못하고요. 아무리 친해도 부모 자식 간에도 잘 못 만나고 친구 간에도 못 만나게 생겼습니다."

홍천군은 군 내 모든 마을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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