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애는 따로"…성희롱 징계 "교단 떠날 수도"

  • 5년 전
◀ 앵커 ▶

초등학교 교단에 설 예비 교사들이 동료 여학생들의 외모를 품평하고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서 충격을 줬던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 기억하시죠.

이 악습의 정점에 있었던 졸업생들, 그러니까 현직 교사들과 임용 대기자들에게 무더기 징계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보도에 임상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5월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남학생과 졸업생들이 단톡방에서 주고 받은 성희롱 발언들이 폭로됐습니다.

같은 과 여학생들은 물론 심지어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제자까지 화제에 올려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습니다.

매년 3월 신입생이 들어오면 여학생들의 외모를 품평하는 대면식까지 열었는데, 이런 악습의 정점엔 선배 졸업생들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서울 교대 학생(지난 5월)]
"충격적인 사실에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남학생들이 일관되게 인정한 부분은 선배들의 주도로 이어진 악습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육청이 단톡방과 대면식에 가담한 졸업생 24명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재학생들은 신입 여학생들의 신상정보나 외모 평가 등이 담긴 자료집을 졸업생들에게 건넸습니다.

또 재학생들이 좋아하는 여학생의 이름을 스케치북에 적어내면, 졸업생들이 '누구는 누구와 사귀라'는 교통정리까지 해줬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성희롱 발언들이 오간 걸로 조사됐습니다.

교육청은 이런 악습에 가담했던 졸업생 중 현직교사와 임용예정자 4명을 중징계, 10명은 경징계나 경고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해임, 파면 같은 중징계를 받아도 재임용 절차를 통해 다시 교단에 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교대 성평등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
"이 사람들이 교단에 계속 설 거라는 점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더라고요. 징계 수위가 더 약해지거나 아니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 대해서도 많이 우려가 되고…"

또 가담자로 지목된 24명 중 5명의 졸업생은 현직교사도 임용예정자도 아니어서, 조사도 안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임용시험을 보면) 그때 가서 그 부분에 대해서 별도로 감사를 한다든지 해야지 지금 상황에서는 저희가 할 수가 없어요."

재학생 21명에 대해서도 학교측은 2,3주의 유기정학이나 경고 처분만 내려 솜방망이 징계란 비판을 받았지만, 이 마저도 일부 학생들은 불복 소송을 제기해 아직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은채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정소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