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대신 늘어난 건 건물 곳곳에 붙은 ‘임대’ 현수막이었다. 카페 ‘오가네’부터 테니스장 아래까지 2㎞ 남짓한 대로변 1층 상가만 헤아려도 얼추 20여 곳이 간판을 내린 채 임대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대로를 벗어나 골목 안으로 들어서니 간판도 정리하지 않은 채 ‘폐업’ 표지를 내붙인 가게가 꽤 많아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삼청동은 1980~90년대만 해도 개발 규제가 심했던 동네다. 삼청동 목욕탕 골목에서 30년 넘게 부동산 업소를 운영 중인 단골부동산 이재복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 때는 아궁이만 고친다고 해도 군인들이 나와 지켜볼 정도로 규제가 온라인경마 심했고, 대로변 땅값도 평당 온라인경마 500만~600만원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삼청동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0년 초반부터다. 한옥개조사업으로 북촌과 함께 낡은 가옥이 깨끗하게 재단장하고 골목길에는 화랑이나 박물관이 들어섰다. 또 인사동 인근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땅값과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이곳으로 주거지나 작업실을 옮겼다. 때마침 인사동이 중국산 저가제품으로 넘치고, 대기업 프랜차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