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뭐하길래…시민이 대신 만취 차량 '추격'

  • 6년 전

◀ 앵커 ▶

만취 운전자가 한 시간 가까이 도로를 질주하다 사고를 냈는데요.

경찰의 늑장대응으로 신고한 시민이 직접 추격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세로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차로를 넘나들더니 옆 차량과 부딪칠 뻔합니다.

이를 본 운전자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뒤를 쫓기 시작합니다.

[신고자-경찰 통화]
"여기 위치가 계산동 옆쪽으로 지나가고 있거든요. (계산동 옆으로 몇 차로로 가고 있어요?) 지금 1차로, 2차로 계속 휘청휘청거려요."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음주 차량 운전자는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운 뒤 노상방뇨까지 하고 다시 차를 돌려 시내를 15분간 질주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신고자-경찰 통화]
"(순찰차는 확인이 안 돼요, 신고자분?) 예…제가 비상등을 켜고 갈까요? (예 비상등 좀 켜주세요.)"

한참 동안이나 뒤쫓는데도 경찰이 나타나지 않자 신고자도 답답해합니다.

[신고자-경찰 통화]
"지금 몇십 분째 따라가고 있는데 경찰이 안 보여요…(지금 금천 쪽 지나셨나요? 일직 분기점 지나셨나요?) 아…"

결국 경찰이 도착했지만, 아슬아슬한 추격전이 시작된 지 46분 뒤였습니다.

음주 차량은 순찰차를 피해 도주하다, 북수원 나들목 인근 졸음 쉼터에서 멈춰 서 있던 차량 두 대를 들이받았습니다.

차는 반파됐고, 쉼터에서 쉬고 있던 다른 운전자 한 명이 다쳤습니다.

음주 차량의 운전자는 47살 강 모 씨.

검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47%, 만취상태였습니다.

신고자는 경찰이 나타나지도 않는데 자신이 왜 음주 차를 뒤쫓아야 하는지 후회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차적을 조회해 운전자가 집으로 가는 경로에 순찰차를 배치했지만, 차량이 계속 경로를 바꿔가며 도주해 대응이 늦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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