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도 성 학대 알았다"…가톨릭 분열 가시화

  • 6년 전

◀ 앵커 ▶

수십 년간 은폐됐던 가톨릭 신부들의 아동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교황청을 비롯한 가톨릭교회는 연일 사죄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황이 가톨릭 사제의 성범죄를 알고도 이를 덮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습니다.

조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주말 아일랜드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00년대 초반부터 불거진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 내 성폭력을 방치하고 외면한 데 대해 다시 한번 용서를 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신부들의 성범죄에 대해 신의 자비와 함께, 그들에 대한 용서를 구합니다."

교황은 성폭력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이들을 위로하고 기도를 올리는 등 가톨릭 교회의 명예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교황이 직접 고위 성직자의 성폭력 문제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교회 내부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지난 2013년 시어도어 매케릭 전 미국 추기경이 수년 동안 성직자와 신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처벌받았는데, 교황이 이를 알고도 매케릭 전 추기경의 자격을 복원시키고 미국 주교 선발권까지 허용했다는 겁니다.

당시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였던 비가노 대주교는 "교황이 실수를 인정하고, 매케릭의 비행을 덮은 추기경과 주교들은 함께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교황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건 관련 문서를 주의 깊게 읽고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해묵은 성폭력 문제에 이어 교황의 은폐 의혹에 대한 내부 폭로까지 불거지면서, 외신들은 가톨릭 교회의 분열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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