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매거진] '노가리' 굽는 냄새 솔솔…되살아난 뒷골목

  • 6년 전

◀ 앵커 ▶

요즘 웬만한 자영업자들, 너나 할 것 없이 장사가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런데 이곳 한 번 보실까요.

손님들로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는데요.

바로 야외 테이블을 놓고 영업하는 이른바 옥외영업 허용 지역입니다.

해가 지면 노천 맥줏집으로 변신해 직장인들의 퇴근길 피곤까지 풀어준다는 서울 을지로 골목길부터 함께 가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퇴근시간 무렵, 서울 을지로 3가 뒷골목.

이면도로 위에 간이 테이블이 펼쳐지고, 이내 사람들이 가득 들어찹니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합니다.

1년 전 서울 중구청이 이 일대 옥외영업을 허용하면서 오래된 뒷골목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는데요.

[정규호]
"매일매일 (영업) 회전율이 가장 빠른 곳이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예요. 우리 가게를 기준으로 하면 (맥주가) 1천2백 잔에서 1천5백 잔 (나가죠)…"

공구와 기자재 상가가 대부분이어서 밤이면 황량하게 변하는 곳이었지만 옥외영업이 허용된 이후 시원한 맥주와 안주가 함께하는 직장인들의 낭만 거리로 변신한 겁니다.

[엄은주/장현옥]
"여러 세대가, 다양한 세대가 같이 한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허곤]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 형성이 되고 노가리가 맛있고 저렴하고…"

테이블마다 빠짐없는 안주는 노가리.

인쇄 골목으로 불리던 이곳이 '노가리 골목'으로 통하는 이유입니다.

매년 초여름 밤 열리는 일명 '노맥 축제'는 올해로 네 번째.

단돈 1천 원에 5백CC 맥주를 즐길 수 있는데다 올해는 월드컵 기간과도 겹쳐 손님들이 더 몰릴 걸로 보입니다.

◀ 앵커 ▶

옥외영업만큼이나 여름밤 손님 끄는 곳 또 있습니다.

바로 테라스나 루프톱 등을 갖춘 옥상영업 지역인데요.

규제하는 지자체가 많았는데,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이를 풀어주는 지역이 늘고 있습니다.

뉴스투데이 취재진이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어둠이 내리는 대구 수성못.

화려한 조명과 레이저, 음악이 어우러진 분수쇼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지난 2016년 대구시가 이 일대 옥상영업을 전면허용하면서 뱃놀이가 고작이던 도심 외곽의 작은 호수가 한 해 8백만 명이 찾는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는데요.

호수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유럽풍 카페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데다 각종 공연 등 문화공간으로도 입소문이 나면서 더 인기라고 합니다.

[임현수]
"지금 현재 카페들이 많이 오픈되고 현대식화 되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니까."

유동인구가 늘면서 옥상영업 허용 전에 비해 매출이 두 배가량 올랐고, 특히 성수기인 여름에는 매출 절반이 옥상에서 나올 정도라는 게 상인들의 얘기입니다.

[이상원]
"매출 면에서나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대구 분들도 이런 곳이 있었나 정말 굉장하다 이런 분들이 많으세요."

◀ 앵커 ▶

옥외영업이나 옥상영업은 영업하던 가게의 밖이나 옥상에 테이블을 놓고 하는 것이어서 자영업자들에게 추가로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손님은 크게 늘리는 효과가 있죠.

그런데 왜 그동안 풀어주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유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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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포트 ▶

이른 저녁이지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노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이미 옥상에 있는 20여 개 테이블은 만석입니다.

이태원과 홍익대, 후암동 등지에서 성업 중인 옥상 식당은 20여 곳, 우후죽순 주택가 안까지 들어서다 보니 주민들의 민원이 적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
"이사도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은. 너무 이 동네가 이상해져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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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테라스 영업은 사유지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불법입니다.

접수되는 민원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 00구청]
"(민원이) 굉장히 많습니다. 소음, 영업장 외 영업, 이런 것들이 대부분 많이 들어와요."

이 때문에 서울에서는 예외적으로 서대문구와 송파구, 그리고 서초구 일부 구역에서만 테라스 영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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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권 확장으로 주택가에도 점포가 늘고 있다는 것.

최근 지상뿐 아니라 옥상영업까지 생겨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김지연]
"우리는 어떡하느냐고, 냄새랑 이 시끄러운 거랑 담배꽁초 버리고 우리 문도 못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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