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바늘구멍이라도.." '휠체어' 몰린 박람회

  • 6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기회가 부족하다."

한 취업 박람회장에 이런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기회를 달라는 말이 당연하게도 보이지만 이곳에서는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는데요.

김수산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취업 시즌이면 늘 보이는 모습이지만 오늘 박람회장 앞에 길게 만들어진 줄은 좀 다릅니다.

취업신청서 작성대 앞은 늘 그렇듯 인산인해.

하지만 구직자들의 모습과 표정 역시 다른 취업 박람회들과는 좀 다릅니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열린 장애인 취업 박람회입니다.

시작 전부터 휠체어를 타고 목발을 짚고 1만 명 가까운 구직자들과 보호자가 몰렸습니다.

[김경희]
"요즘 보니까 밸런타인(바리스타) 그런 거를 많이 하더라고요…. 바랄 거 없고 (딸이) 열심히 노력해서…."

장애인을 채용하는 기업도, 채용하는 직종과 부문도 비장애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면접을 볼 기회조차 흔치 않다 보니 내 장애 유형에 맞는 일자리인지, 급여 수준은 어떤지 구직자들은 살피고 또 살핍니다.

[박윤택]
"많이 힘들잖아요, 힘들어도 고난을 이겨내면 언젠가 기회도 오고 행복한 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채용에 나선 기업들은 꼼꼼함과 성실함을 장점으로 꼽는데요.

[김병석/호텔 인사팀 대리]
"지금 (호텔에서) 하시고 계시는 장애인들이 직무역량이나 꼼꼼한 면에서 우수하셔서 저희가 추가적으로 채용하려고…."

[최한나/한국장애인개발원 직업재활팀장]
"숙지를 딱 하시면 그대로 메뉴얼대로 하시거든요. 그래서 바리스타 직무가… (맞아요.)"

올해 이곳 박람회에는 모두 3백여 개 기업체가 참여했는데요.

아직 취업까진 한참 남은 학생들이 모의면접을 받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이우빈]
"고개를 숙이고 있지 말고 어깨도 펴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하셨어요. 부족한 점을 고쳐야겠다고 느껴요."

휠체어를 밀고, 손을 꼭 잡고 박람회장에 나온 부모님들 역시 꼭 일자리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은 구직자들 못지않았는데요.

[장은봉]
"제대로 취업이 되어서 성실하게 맡은 일 잘하면서 정상적으로 살았으면 제일 좋죠 부모로서…. 그게 제일 바람이죠."

작년 기준 장애인 근로자들의 월평균 급여는 1백78만 원, 전체 임금 근로자의 70% 정도에 그치는 수준.

하지만 급여보다 더 절실한 건 기회라는데요.

[김형국]
(작년부터 이 일자리 알아보러 전국으로 다니셨어요?)
"네 이거 타고요."
(이거 타고?)

바늘구멍 같다는 취업 문, 그 바늘구멍을 볼 기회조차 흔치 않아 구직의 열기는 어떤 박람회장보다 더 뜨거운 취업 박람회였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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