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못 타면…"'장애인 콜택시'도 못 타요"

  • 5년 전
◀ 앵커 ▶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 콜택시가 있습니다.

그런데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며, 콜택시 이용을 거부당한 경우도 있는데요.

무슨 사연인지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장애가 있는 뇌병변 3급 장애인 임현섭 씨.

스스로 가누기 힘든 몸을 이끌고 보조인과 함께 집을 나섰지만 얼마 못 가 주저앉습니다.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어렵게 택시를 잡았습니다.

[임현섭]
"저는 장애인 콜택시 타고 싶은게 뭐냐면 콜택시는 일정한 속도로 가거든요."

스스로 몸을 가누기 힘든 임 씨가 일반 택시를 탄 이유는 관할 지자체인 경기도 성남시로부터 장애인 콜택시 이용을 거부당했기 때문입니다.

성남시는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는 택시회사의 운송약관을 근거로 "임 씨가 휠체어를 타야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임 씨는 파킨슨병과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희귀증상 때문에 휠체어를 타는 게 더 위험합니다.

[임현섭/뇌병변 3급 장애인]
"휠체어 타다 통증이 심하면 막 경련 식으로 와요."

결국 임 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임씨에게 장애인 콜택시를 허용하라"고 성남시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성남시는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성남시 관계자]
"운영하는 측면에서는 대부분이 그렇게 하시는데(휠체어를 타시는데) 본인만의 특혜를 요청하신 거죠."

참다못한 임 씨는 4달 전 수원지방법원에 "장애인 콜택시를 탈 수 있도록 임시조치라도 빨리 내려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도 묵묵부답.

임 씨는 자신처럼 걷기 힘들어서 장애인 콜택시가 꼭 필요하지만 장애 특성상 휠체어를 탈 수 없는 장애인들이 많다며 지자체들의 빠른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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