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과 증인…박근혜 vs 유진룡 ‘신경전’

  • 8년 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폭로했던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오늘 피고인석에 앉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마주했습니다.

유영하 변호사와는 한바탕 말싸움을 하며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허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유진룡 / 전 문체부 장관]
"(오늘 박 전 대통령 피고인으로 만나시는데 심정이 어떠세요?) …"

말 없이 잠시 미소만 짓고 법정으로 향합니다.

유 전 장관의 면전에서 노태강 국장과 진재수 과장을 나쁜 사람이라고 콕 집어 말했다는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았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7월 독대를 끝으로 3년 만에 법정에서 불편한 만남을 가진 겁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의 신문 차례가 되자 예상대로 불꽃튀는 신경전이 시작됐습니다.

질문지를 달라는 유 전 장관의 요청을 유영하 변호사가 거절하는 과정에서 유 전 장관이 "저한테 큰소리 치는 거냐"며 따지자, 유 변호사도 "반말하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두 사람의 실랑이를 듣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은 알듯 모를듯한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두 사람이 계속해서 언성을 높이자 피곤한 듯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잠시 눈을 감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보다 못한 재판장이 직접 "흥분하지 말라"며 진화에 나서면서 언쟁은 사그라졌습니다.

한편 최순실 씨는 오늘 법정에서 "재판에 참석하는 게 가슴이 미어진다"며 "많은 의혹이 제기되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채널A 뉴스 허욱입니다.

허욱 기자 wookh@donga.com
영상취재 : 이호영
영상편집 : 김종태
삽 화 : 김남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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