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예술적 영감을 받아 솔로 앨범의 육성까지 담아낸 화가가 있습니다.
00:08바로 한국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 화백인데요.
00:12현재 미국에서 선보이고 있는 RM 컬렉션에선 별도의 섹션을 구성할 만큼 윤형근의 작품이 많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00:20묵직한 기둥과 기둥, 그 사이 여백만으로 공간을 압도하는 작품들 어떻게 나오게 된 건지 화가 윤형근을 알아봅니다.
00:37큰 붓으로 찍어내린 묵직한 기둥과 그 사이로 열린 문.
00:44윤형근 스스로 천지문 회화로 명명한 그림은 수직의 생면만으로 공간을 압도합니다.
00:51기교를 뺀 붓질 위에 마르기를 기다렸다 덫이라는 반복된 작업.
00:54보기로 갈수록 번짐은 줄고 경계가 분명해지며 더 절제된 미학이 드러납니다.
01:03인간이 바로서야 그 작품이라는 그 사람의 흔적이니까, 분신이니까 그대로 반영되는 거예요.
01:11가장 높은 품격을 가진 것이 가장 좋은 작품이 아닌가, 나는 일사야 하는 거예요. 품위.
01:21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굴곡진 현대사를 온몸으로 견뎌낸 윤영근.
01:26단단하고 깊은 그의 그림은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이 응축된 결과물입니다.
01:31서울대 입학 이후 국립서울대 설립안 반대 시위로 제적됐고, 이 전력 때문에 한국전쟁 중 보도연맹에 끌려가 학살 위기를 넘겼습니다.
01:42전쟁 중 서울에 남아있었다는 억울한 이유로 옥살이도 했습니다.
01:46결혼을 하고 잠시 순탄한 길을 걷는 듯 했지만,
01:50숙명여고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1973년,
01:53중앙정보부장이 개입된 부정 입학 문제를 제기했다 또다시 고초를 겪었습니다.
01:58다음 날 반공법 위반 혐의를 받아서 투옥이 돼요.
02:05그 이유가 평소 때 쓰고 다니던 모자가 레닌의 모자와 비슷했다는.
02:11이듬해 스승이자 장인인 김환기 화배까지 착고하면서 그의 그림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02:18집에 칙보하면서 오직 작업에만 매진하는 시간이 가지게 됐는데,
02:23그때 일체의 색채를 덜어내고, 또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확립하게 되었습니다.
02:30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RM은 윤영근을 음악적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습니다.
02:36미술품으로 가득한 집 주요 공간마다 윤영근의 그림이 걸렸고,
02:40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RM 소장품전에는 윤영근 작품이 무려 16점 출품됐습니다.
02:492022년 발매한 첫 솔로 앨범 인디고는 윤영근의 청색을 모티브로 삼았고,
02:54일본 퀵엔 아예 작가의 육성을 담기도 했습니다.
03:08삶과 예술은 따로 있지 않다는 철학으로 생전 작업실과 주거 공간을 같이 줬습니다.
03:15커다란 통창과 누출 콘크리트가 인상적인 1층 작업실에서 매일 묵직한 기둥을 세워 올렸고,
03:21옥재와 한지로 채워진 고풍스러운 2층에서는 따뜻한 가장의 삶을 살았습니다.
03:28서구와 한국의 미감이 공존하는 윤영근의 집은 묘하게 작가의 그림과 닮았습니다.
03:35무심한 듯 깊고, 단순하지만 세련된 그림.
03:40고난을 예술로 승화시킨 한국 단색화 거목이 평생을 바쳐 도달하고자 한 건 무엇이었을까?
03:51모든 욕심을 다 버려. 천진 무고한 세계로 들어가야지.
03:58그러니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은데 왜 안 되는 거예요?
04:03그런데 죽을 때까지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을 해야지.
04:07그게 인간의 목적인 것 같아.
04:11YTN 김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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