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동해안 오징어…"어디로 갔나" 속 타는 어민들

  • 6개월 전
자취 감춘 동해안 오징어…"어디로 갔나" 속 타는 어민들

[앵커]

우리나라 대표 어종인 오징어가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어선들은 오징어 대신 복어를 잡아다 팔고 있고 수산물 시장에는 수입산이나 서해안에서 가져온 오징어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오징어잡이 배가 줄지어 항구에 정박해있고 바닥엔 잡아 온 물고기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오징어는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죄다 복어뿐입니다.

"오징어는 나가서 잡아봐야 경비가 안 돼요. 기름값이 안 되고 선원들 급여도 못 주고 하기 때문에 복어는 그래도 가격이 싸도 잡을 철이 돼서 조금 잡히니까 잡는 거예요."

오징어를 전문으로 손질해 파는 좌판에도 복어가 가득합니다.

올해 마지막으로 오징어를 손질한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작년에 비하면 올해 오징어가 완전히 반도 안 나고요. 조금씩 나는 것도 가격이 엄청 비싸고 그냥 한 마리씩 사 먹기에는 손님들이 가격대가 너무 비싸니까 사 먹지도 못하고 오징어는 올해는 끝난 것 같아요."

대형 수산물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수십 개의 좌판이 들어서 있는 수산물 풍물시장 안에도 오징어를 판매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결국 일부 음식점이나 건어물 전문점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서해안 오징어를 가져다 쓰거나 수입산을 녹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징어가 없어서 어쩔 수 없어요. 서해안 거, 그걸 동해안에서도 팔고, 없으니까. 근데 아르헨티나 거를 들여왔다는 말을 들어요."

올해 국내 오징어 어획량은 2만 3,700톤으로 지난해의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가격은 마리당 만 원을 웃돌아 금징어라 불립니다.

당장 사라진 오징어도 그렇지만 어민들은 어획량 감소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가슴을 칩니다.

오징어 어획량 감소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오징어가 우리 식탁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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