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컨테이너 단지에 100여 명…美 ‘성범죄자 마을’

  • 작년


[앵커]
최근 법무부가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이런 성범죄자를 출소 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세계를 보다, 이다해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경찰들이 한 주택으로 출동합니다.

남성이 문 밖으로 나오자 곧바로 수갑을 채웁니다.

[성범죄자 감시반 경찰]
"(왜 그러는 겁니까?) 오렌지 카운티와 레이크 카운티 사이를 왔다갔다 하다가 여기 숨었기 때문이죠."

거주지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성범죄 전과자입니다.

미국에서 성범죄자 거주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제시카법은 지난 2005년 40대 남성이 이웃에 사는 9살 제시카를 납치해 수 차례 성폭행한 뒤 살해한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릭 리지웨이 / 검사(지난 2005년)]
"(제시카는) 돌고래(인형)와 함께 비닐봉지 두 장에 담겼고 땅 속에 생매장됐습니다. 어둠 속에서 그녀는 질식했습니다."

제시카의 아버지가 "아동성범죄 전과 2범의 거주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피했을 것"이라며 성범죄자 관리를 요구한 겁니다.

제시카법에 따르면 아동 성범죄 초범은 징역 25년 이상, 재범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출소 뒤에도 학교와 공원 600m 밖에서 거주하도록 엄격히 제한합니다.

[마크 런스포드 / 제시카 아버지]
"아이들이 죽는 게 우리가 원하는 일인가요? 아니면 아이들이 공포 속에 살게 하는 걸 바라나요?"

플로리다주에서 시작된 제시카법은 이제 미국 대부분 주에서 시행됩니다.

주거지를 찾기 힘든 성범죄자를 위해 전문 부동산업자도 등장했습니다.

[랜디 영 / 부동산 중개업자]
"솔직히 이렇게 멀리 나와 사는 게 이들에게도 나름 좋아요. 아이들과 확실하게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플로리다주에선 도심 외곽에 이른바 '변태 공원'으로 불리는 마을도 조성됐습니다.

컨테이너 주택 단지에서 성범죄자 100여 명이 모여삽니다.

[이웃 주민]
"딸 혼자서는 아무 데도 다니지 못하게 해요."

워싱턴주는 출소한 성범죄자들을 격리시설에 수용합니다.
 
이중 처벌이 아니라 치료를 통해 재범을 막는다는 취지입니다.

[저스틴 / 성범죄자 (5년 복역후 10년 격리)]
"지금은 욕망을 제어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성범죄에 대한) 어떤 충동도 느끼지 않아요."

많은 국가들이 성범죄자를 출소한 뒤에도 격리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격리 기준에 차이는 있지만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별도 시설에 수용합니다.

특히, 프랑스는 1년마다 기간을 갱신할 수 있어상한이 없습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선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성범죄자는 무기한 격리할 수도 있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효과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시민들이 상당히 선호하는 거죠. 일정한 역할을 국가가 하고 있다라고 하는 하나의 상징적 만족감…"

일각에선 제시카법이 성범죄 전과자들의 사회 적응을 어렵게 해 재범률을 높인다는 분석도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세계를보다, 이다해입니다.

영상편집: 이혜리




이다해 기자 cand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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