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독극물 확인…“아내가 알면 안 된다” 참극 암시

  • 8개월 전


[앵커]
전남 영암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채 발견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추가 현장감식을 통해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성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던 50대 가장은 이번 사건 발생 이전부터 주변에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했다고 합니다.

공국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9살 김 모씨 등 일가족 5명이 숨진채 발견된 집, 경찰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장은 여전히 통제되고 있는데요.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틀째 감식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 실시된 부검에서 아내와 아들 3명은 흉기에 찔려서, 김 씨는 독극물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이 나왔습니다.

집안에선 범행에 쓴 것으로 보이는 흉기와 독극물이 발견됐습니다.

2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들 3명을 키우며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성실한 가장인 줄만 알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전혀 몰랐다는 반응입니다.

[이웃 주민]
"깜짝 놀랐지. 겨울이면 눈 다 밀고 돌아다니고, 남이 뭐 어려운 점이 있으면 도와주고, 법 없이도 살지 내가 생각해서는…."

김 씨는 지난 4일 다른 마을에 사는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입건돼, 추석 이후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김씨는 피해 여성과 가족끼리 평소 교류해온 것으로 파악되는데, 혐의를 줄곧 부인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경찰은 김 씨가 주변 지인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하며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고소된 것을 부인이 알게 되면 절대 안 된다. 만약에 우리 부인이 알게 되면 가족들 싹 다 죽여버리고 자기도 죽어버린다고…."

경찰은 외부침임 흔적이 없는 것 등을 감안할 때 김 씨가 아내와 아들들을 잇따라 살해한 뒤 극단선택을 한 걸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을 위해 휴대전화 포렌식과 함께 통신, 계좌 사용 내역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이태희


공국진 기자 kh247@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