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카네이션의 달’에도 화훼 농가 울상

  • 작년


[앵커]
오늘 어버이날, 곧 스승의 날도 다가오죠.

카네이션 농가에 대목일 거라 짐작했는데 막상 그렇지만도 않다고 합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카네이션 경매가 한창입니다.

꽃 시장엔 1년에 한번 대목인 가정의달인데

낙찰되지 못한 카네이션이 수북이 남아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현장에서 알아봤습니다. 

경매대 위에 놓인 색색의 카네이션.

도매상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현장음]
"빨간 거. 없어요? 유찰. 화이트, 화이트도 유찰. 나머지는 유찰할게요."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카네이션 농가들은 어버이날, 스승의날이 들어있는 5월 한 달을 보고 재배하지만 좀처럼 팔리지 않는 겁니다.

[양금동 / 농협부산화훼공판장 경매담당자]
"아무래도 가격이 좀 많이 떨어지고… 유찰 물량은 한 10% 정도 보고 있습니다. 원래는 없어서 못 팔죠."

난방비, 비룟값 등 생산비는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데, 수입산까지 밀고 들어와 엎친데 덮친 격입니다.

[정윤재 / 카네이션 농민]
"화훼 농가들은 뭐라고 지금 완전 초토화됐다, 그런 심정이죠. 꽃 팔아서 전기세를 충당 못 해주는 거예요."

수입산이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 꽃집 12곳을 직접 찾았습니다.

대부분 국산과 수입을 함께 파는데,

[현장음]
(얘는 수입이에요?) "수입도 있고 국산도 있어요."

원산지 표시를 한 곳은 12곳 중 2곳 뿐입니다.

나머지 10곳은 최대 1천만 원의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현장음]
(원산지 표시는 안 해요?) "저희는 따로 안 해요."

[현장음]
(사람들이 꽃 사러 올 때 원산지 물어보기도 해요?) "100% 안 물어보죠. 인식이 아직까지 몰라요. 이게 먹는 게 아니잖아요. 일단 보는 거니까 그렇게 심각성이 없는 것 같고…."

국산으로 판매되는 카네이션 여섯 다발을 구입해 감정을 받아 봤습니다.

3분의 1은 값싼 수입산 이었습니다.

[이승현 / 농수산물품질관리원 주무관]
"이 두 개는 수입산으로 보입니다."

카네이션은 중국이나 콜롬비아에서 주로 수입하는 데, 가격은 국산에 비해 30% 저렴합니다.

음식물이 아니더라도 원산지를 속이면 7년이하의 징역, 1억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선호도 확실히 바뀌었습니다.

자녀도, 어르신들도 꽃보다는 현금을 선호하면서 부모님과 스승의 가슴에 달아드렸던 카네이션도 이젠 추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박태현 / 꽃집 사장]
"어버이날에, 꽃집을 떠났어."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pencake@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