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인력 ‘구인난’에…먹고 싶어도 못 먹는 학식

  • 작년


[앵커]
'학식', 학생 식당 밥을 줄여서 하는 말입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에게 이 학식은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었는데 요즘 학식을 먹고 싶어도 못 먹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김태우 기자가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오후 2시를 조금 넘은 시각.

대학 학생 식당 직원들이 마감 준비에 한창입니다.

저녁 시간이 얼마 안남았지만 식권 판매기는 작동을 멈췄습니다. 

이 학교 학생 식당 4곳 중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건 단 한 곳 뿐.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비싼 밥을 먹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김상은 / 숭실대 재학생]
“밖에서 먹기에는 요즘 물가도 너무 올라서. 대학생으로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조리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 보니 코로나19 유행 때 단축 운영에 들어간 학생 식당이 정상화 되지 않는 겁니다. 

[양성현 / 숭실대 경영지원팀장]
“채용 공고를 계속 내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연락이 오고 있지 않는 상황이어서….”

같은 이유로 아침을 못 먹는 학생도 있습니다. 

서울대는 지난달부터 기숙사 식당에서 아침식사 제공을 중단했습니다. 

[문준희 / 서울대 재학생]
“조식이 없다 보니까 대충 끼니를 건너뛰거나 안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최훈 / 서울대 재학생]
“다른 식당으로 이동하거나 근처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워야 해서….”

대학 식당 조리인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된지 오래. 

코로나19 확산 때 인력 감축을 경험한 조리인력들이 다시 고용 불안을 겪을까봐 잘 돌아오지 않는 겁니다. 

상당수는 요양보호시설 조리 업무나 배달업 등으로 옮겨갔습니다. 

수백 인분씩 식자재를 가공·조리하는 등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 영향도 있습니다.

[경희대 학생식당 관계자]
"적응 못해서 하루이틀 있다가 가시고, 이런 분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예요."

캠퍼스는 빠르게 일상을 되찾고 있지만, 코로나로 촉발된 구인난에 학생들의 주머니는 더 가벼워졌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우입니다.

영상취재 : 이락균
영상편집 : 차태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