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송찬욱 기자 나왔습니다.

Q.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을 중단한 이유가 '불미스러운 일' 때문이라고 했어요. 그 불미스러운 일이 정확히 뭔가요?

지난 18일에 있었던 출근길 문답 현장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 동남아 순방 당시 MBC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 행태 때문이라고 했죠.

이후 퇴장하는 대통령을 향해 MBC 기자는 고성을 질렀고, 대통령실 참모와 설전도 벌였습니다.

[MBC 기자 (지난 18일)]
"MBC가 뭐가 악의적이라고 했다는 거죠? 뭐가 악의적이에요?"

[MBC 기자 (지난 18일)]
"증거를 내놓으라고요. 내놓지도 못하면서."

[이기정 /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 (지난 18일)]
"아직도 이렇게 듣네."

[MBC 기자 (지난 18일)]
"아직도? 그럼 뭐 지금 군사정권이에요? 아직도라뇨."

[이기정 / 대통령 홍보기획비서관 (지난 18일)]
"왜 군사정권이라는 얘기가 나와요?"

비서관과의 설전도 설전이지만 문답을 마치고 돌아서 가는 대통령 뒤에다 소리치듯 공격적인 질문을 한 게 문제라는 겁니다.

소통의 장을 공격의 장소로 악용했다, 그래서 '불미스럽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입니다.

Q. 한 번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 지난 9월 미국 뉴욕 당시 대통령 발언 보도 때부터 갈등이 쌓인 거잖아요?

지난 9월 대통령 발언 관련 MBC 보도가 문제가 됐고요.

이후 MBC PD수첩이 김건희 여사 관련 방송에서 대역을 사용했음을 고지하지 않아 뒤늦게 사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MBC기자의 전용기 탑승 배제로 또 갈등을 빚었고요.

두 달 동안 갈등이 계속 쌓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악의적이라고 한 이유,

다른 언론과 달리 MBC는 윤 대통령이 실제 발언하지 않은 '미국'이라는 단어를 괄호 속에 넣어 표현했고, 이를 토대로 미국을 욕했다며 미국 백악관에 질의까지 했다는 겁니다.

Q. 송 기자가 대통령실 출입하고 있잖아요. 누구 잘못입니까. 우선 MBC는 어떻습니까?

이번 출근길 문답 때 벌어진 일을 두고 야당은 과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비교합니다.

[짐 아코스타 / CNN 기자 (2018년 11월)]
"대통령님(Mr. President), 질문 하나 더 드려도 되겠습니까?"

[도널드 트럼프 / 당시 미국 대통령 (2018년 11월)]
"이미 충분한 것 같네요."

[짐 아코스타 / CNN 기자 (2018년 11월)]
"대통령님, 대통령님. 인턴님(ma'am), 저에게 주세요. 실례합니다만 러시아 스캔들 관련 특검에 대해 우려하고 계신가요?"

[도널드 트럼프 / 당시 미국 대통령 (2018년 11월)]
"러시아 특검에 대해 어떤 우려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모두 거짓말이니까요. 충분한 듯하니 마이크를 내려놓길 바랍니다."

4년 전의 일인데, 이 일로 결국 미국 백악관은 CNN 기자의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그런데 보신 것처럼 기자는 나름 예의를 갖춰 질문하려고 애쓰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화가 난 모습이죠.

이 CNN기자는 '미스터 프레지던트'라는 호칭을 계속 사용했고,

마이크를 뺏으러 온 인턴 직원에게도 매앰(Madam)이라는 호칭을 씁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과 MBC 기자 사이 공방에서 태도는 미국과 좀 다릅니다.

기자가 오히려 화를 내는 모습인데요.

대통령실이 기자의 태도를 지적하는 이유입니다.

Q. 그렇다고 대통령실이 국민과 소통을 약속했던 출근길 문답까지 안 하는 건 지나친 거 아닌가요?

전용기 탑승 배제도 그렇고, 이번 출근길 문답 중단도 그렇고, 취재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지나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정이나 반론보도 청구 등의 수단도 있지만, 감정적인 대응을 하면서 MBC가 마치 탄압을 받는 것처럼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습니다.

Q. 가림막도 설치하고 있잖아요. 이건 MBC 사건과는 무관하게 추진되는 거라면서요?

먼저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구조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출근하자마자 현관에서 몇 발 걸어들어와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아왔죠.

기자들이 상주하는 기자실 바로 옆입니다.

그런데 이 출근길 문답이 이뤄지는 공간과 가자실 사이에 가벽이 생긴 것입니다.

기자실 출입구는 현관 쪽으로 나있지 않기 때문에, 저 가벽 부분을 완전히 봉쇄를 하면 기자들이 드나들 수 없습니다.

기자 출입문은 화면에 보이는 계단을 통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따로 있습니다.

이 조치가 앵커 얘기처럼 출근길 문답과 직접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지난 2일 한 방송사가 보안 구역인 대통령실 청사에서 허가 없는 촬영을 했고, 대통령실의 제지에도 계속 이어갔다는 점 때문에
보안, 경호상 이유로 가림막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다만 3주가량 지난 일을, 게다가 대통령실의 표현대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시점에 동시에 했다는 점 때문에 소통의 문을 닫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출근길 문답은 언제 재개되는 건가요? 논의되는 게 있습니까?

대통령실은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그때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에서는 고성을 지른 MBC 기자에 대해 등록 취소, 출입정지, 교체 등 조치를 검토하면서 기자단에 의견을 요구했는데요.

대통령실 출입기자 간사단은 징계를 논의할 근거가 없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직접 MBC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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