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빼고 질문 안 받아‥정상회담 '취재 제한'

  • 2년 전
◀ 앵커 ▶

그제 열린 한미, 한일정상회담에는 기자들이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실이 자체 촬영한 화면만 1분 남짓 편집해 제공했는데, 대통령 전용기에 MBC를 태우지 않은 데 이어, 또 취재 제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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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총리님, 자주 봬서 기쁩니다."

영상은 두 정상이 악수하고 의자에 앉으면서 바로 끝납니다.

대통령실이 직접 촬영해 제공한 영상은 불과 1분 19초 분량입니다.

이번 순방에 83명이나 되는 취재진이 동행했지만, 정작 정상회담장은 기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열린 한미정상회담도 비슷합니다.

역시 기자들은 들어가지 못했고, 모두 발언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이 직접 촬영해 제공한 영상은 1분 33초.

영상 속 윤 대통령은 입을 열지 않았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만 말하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한미, 한일 정상회담은 이번 윤 대통령 순방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정들이었습니다.

대통령이 혼자 참석하는 일정을 기자들 없이 대통령실이 직접 촬영해 공개하는 일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상회담 같은 중요한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건 이례적입니다.

대통령실은 "양국이 그렇게 협의했다"고만 밝혔을 뿐, 어느 쪽이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회담이 끝난 뒤에도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만 냈을 뿐,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습니다.

다음 순방지인 발리로 이동하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반면 일본 기시다 총리는 한일 회담이 끝난 뒤, 직접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질문도 받았습니다.

미국 백악관도 발리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이 기자들에게 회담 성과를 설명하고 질문도 받았습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이후 대통령실 영상기자들에게 "앞으로 대통령을 촬영할 때 현장음을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기자들의 반발로 무산된 적도 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