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안보 키울수록 더 불안한…군비 경쟁 ‘딜레마’

  • 2년 전


[앵커]
오늘도 북한 뉴스, 길게 전해드렸지만 전쟁 위기감을 안고 사는 게 우리만은 아니지요.

특히 최근엔 미국이 쥐어온 절대 패권이 약해졌단 인식이 팽배하면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방위비를 늘리는 나라들이 많은데요.

바로 여기에 ‘딜레마’가 있습니다.

서로가 군사력을 키울 수록 안전해지는 게 아니라 더 불안해져서 무한 군사경쟁에 빠져든다는 겁니다.

세계를 보다, 김성규 기자입니다.

[기자]
출근 시간대 수도 도쿄에 울려퍼진 경보음 신칸센 열차까지 멈춰 세울 만큼 5년 만에 일본 열도 상공을 관통한 북한 미사일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혼다 아마네 / 대학생]
“무서웠어요. 기술이 발달하고 있고 매일 (미사일 발사) 연구가 진행되는 거잖아요.”

일본 정부는 이를 빌미로 방위비 증액 논의를 가속화 시켰습니다.

현재 GDP 대비 1%인 약 52조 원의 방위비를 매년 10조 씩 늘려 5년 뒤 GDP의 2%인 100조 원대로 늘리겠다는 겁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대중국 방어 목적이라며 장사정 미사일 1000발 배치까지 검토 중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저는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그 뒷받침이 되는 방위비의 상당한 증액을 확보할 결의를 표명합니다."

대만도 중국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내년 방위비를 역대 최대치인 우리 돈 약 26조원으로 책정했고, 전쟁을 대비한다며 주요 전략 물자 비축에 나섰습니다.

[천정치 / 대만 경제부 부부장(차관)]
“수출 통제를 통해 중국 군대가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이런 조치들을 매우 확고히 시행하겠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 정상들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대였던 국방비를 GDP의 2%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발 벗고 나선 폴란드는 1년 국방예산보다 많은 돈을 한국산 무기 구매에 쓰기로 했습니다.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도 당선 후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부터 국방비 증액 얘기를 꺼냈습니다.

[리즈 트러스 / 영국 총리(지난 달)]
"독재국가들이 세력을 확고히 하려고 합니다. 그런 큰 도전에 직면한 우리는 국방비를 증액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GDP대비 3%로 늘릴 것입니다."

"20년 전 1조 달러 초반이었던 세계 군비는 지난해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세계 군비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은 압도적 1위지만 27년 연속 방위비를 늘리고 있는 중국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안보를 강화할수록 오히려 더 불안해지는 '안보 딜레마'를 지적합니다.

[유영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엄청나게 강력한 무기를 다 짊어지면서도 안전을 못 느끼고. 러시아나 중국이 현상 변경을 원하는 국가라는 점이 국제 질서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을 겨냥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날리고 중국과 러시아가 도발을 일삼는 등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는 가운데 군비경쟁의 끝이 전쟁이 되지 않을지 세계 안보가 점점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성규입니다.

영상취재 이성훈
영상편집 오영롱


김성규 기자 sunggyu@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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