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뒤집힌 판결…“긴급조치 9호 국가가 배상해야”

  • 2년 전


[앵커]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헌법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체포할 수 있는 '긴급조치 9호'가 있었습니다.

이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는 판결은 오래전에 났지만 국가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는데요.

7년 만에 대법원이 판결을 뒤집으며, 피해자들이 국가 배상을 받을 길이 열렸습니다.

손인해 기자입니다.

[기자]
박정희 정부에서 대통령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된 건 1975년 5월 13일

[대한뉴스(1975년 5월)]
"박 대통령은 국가안전과 공공질서 수호를 위한 대통령 긴급조치 9호를 선포했습니다."

유신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하면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게 한 조치였습니다.

유신헌법은 대통령의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고 간접 선거로 선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시 이 조치로 처벌 받은 피해자들이 국가 배상을 받을 길이 열렸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긴급조치 9호는 위헌·무효임이 명백하다"며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국가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힌 겁니다.

대법원은 지난 2015년 위헌 무효라고 판단했으면서도, 긴급조치 발령을 정치적 행위로 보고 배상 책임을 부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7년 만에 이런 판단을 스스로 뒤집은 겁니다.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던 피해자들은 뒤늦은 결정이라면서도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동미 / 변호사(긴급조치 9호 피해자 측)]
"위법성이 있음에도 정치행위로 면제해 주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많았던 것인데 오늘 그런 부분에 대해서 판결을 시정을 했다."

긴급조치 9호로 처벌받은 사람은 1200여 명.

이 중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오 전 의원 등 여야 정치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심 등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뒤에도 2015년 대법 판례 때문에 이미 패소가 확정돼 배상받을 길이 막힌 피해자도 적지 않습니다.

형평성 차원에서 특별법을 만들어 배상을 받게 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손인해입니다

영상취재 : 추진엽
영상편집 : 이재근


손인해 기자 s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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