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빌라 옥상 올라가 마약 ‘던지기’ 거래…CCTV 없는 곳 노려
  • 2년 전


[앵커]
옥상에 수상한 사람들이 자꾸 올라와서 배수관을 살펴봤더니, 마약이 나왔습니다.

평범한 주택 옥상이 이른바 '마약 던지기' 거래의 장소가 된 것입니다.

김지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에 잠시 정차했다 떠나는 승용차 한 대.

3시간 뒤에는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골목을 서성대다 사라집니다.

깜깜해진 시각 경찰이 대거 출동해 수색을 벌입니다.

서울 다세대주택에서 마약 거래 의심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달 24일 오후.

주민들이 옥상에서 낯선 남성들과 잇따라 마주친 겁니다.

[주민]
"꽃을 키우다보니 (옥상 입구와) 등지고 있었거든요. 딱 돌아섰을 때 그 사람이 들어와 파이프에 손을 넣고 뭔가를 찾고 있었어요."

몇 시간 뒤 나타난 또다른 남성은 황당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주민]
"왜 왔냐 그랬더니 '풍경이 좋아서 사진 찍으러 왔다.' 이해가 안 되죠. 남의 옥상에 뭐 볼 게 있다고 찍으러 와요."

남성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주민이 옥상 배수관을 살펴보던 중 안쪽에서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은박지를 발견했습니다.

[신고자]
"반짝이는 게 보이더라고요. 혹시나 해서 손가락을 넣어봤더니 양면 테이프가 붙어 있는 은박지가."

주민이 찾아낸 건 필로폰이었습니다.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긴 뒤, 구매자가 찾아가는 속칭 '던지기' 거래가 가정집 옥상까지 침투한 겁니다.

경찰은 옥상 CCTV가 없는 점을 노린 걸로 보고,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용의자를 쫓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지윤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언
영상편집 : 유하영


김지윤 기자 bo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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