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조두순 출소 500일…거리에서 아이들이 사라졌다

  • 2년 전


[앵커]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한 지 어제가 꼭 500일이었습니다.

500일 동안 그 마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남영주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을 구석구석 살피는 신성숙 씨.

신 씨가 순찰하는 곳은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지난 2020년 12월 출소해 정착한 마을입니다.

순찰 자원봉사를 8년째 하고 있는데, 거리에서 아이들을 보기 어려워졌다고 말합니다.

[신성숙 / 안산 순찰대원]
"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이 놀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안 보여요. 이렇게 돌아보면 아이들이 안 보여서 그게 제일 걱정이더라고요."

불안한 부모들이 아이들이 집 밖에 나가는 걸 막는 겁니다.

대비책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조두순이 사는 집 앞인데요.

조두순이 출소한 뒤 골목 왼쪽에는 경찰 치안센터가, 오른쪽엔 시청에서 운영하는 방범초소가 새로 생겼습니다.

현장 취재하는 이틀 동안 거리에서 조두순은 포착되지 앟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끼리 노는 모습도 볼 수 없었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웬만하면 (입학 후) 몇 달 지나면 엄마가 안 가고 그러는데, 얘는 1년 내내 데리고 다녀야 할 판이라서. (등하교 계속이요?) 네."

[마을 주민]
"저 사람(조두순) 이사 갔으면 좋겠다고, 불안하다고 그래. 아무리 잘 돼 있어도 심리적으로 불안해."

마을 치안이 완벽한 것도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20대 남성이 조두순 집에 침입해 둔기로 머리를 내려쳐 국민참여재판에 넘겨진 겁니다.

사건 당시에도 조두순 집 양쪽에는 시청과 경찰이 각각 세운 초소가 있었습니다.

초소 근무자에게 어떻게 역할 분담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시청초소 청원경찰]
"저는 잘 모르고…."

[치안센터 경찰]
"비상사태나 그런 걸 전반적으로 치안 유지를 위해서 있는 건데. 저기와의 차이점을 말하자면 저희도 잘 모르겠는데요."

주민들이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그냥 형식상 해놨나보다 그래요. 핸드폰도 많이 보고, 저 사람이 정말로 여기 일하러 왔나? 싶기도 하고."

보호관찰 중인 조두순은, 오는 2027년 12월부터 전자발찌 착용과 음주·심야외출 제한이 모두 풀립니다.

시청 측은 범죄를 막기 위해 예산을 쏟아부었습니다.

밤에도 주택가를 안전하게 다닐수 있게 바닥조명 설치 등에 1억 6500만 원을 썼습니다.

방범초소 설치에 5천만 원 가까이 투입했고, 순찰 인력 인건비로 매달 3천만 원을 지출합니다.

조두순 출소 전보다 2배로 늘린 CCTV 설치비용까지 더하면 비용은 더 늘어납니다.

[조두순 거주건물 입주민]
"잘못한 사람 때문에 저희가 낸 세금을 이렇게 낭비하는 것 같아서."

조두순 출소 500일이 지났지만 주민 불안을 해소하려면 더 정교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

PD : 윤순용 권용석


남영주 기자 dragonb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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