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기어서 시위’…‘버스로 대체’ 출근길 혼란

  • 2년 전


[앵커]
장애인 단체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열차에 탔다가 다시 내리는 방식의 시위로 지하철이 한 시간 정도 지연됐습니다.

이들은 장애인을 위한 예산 확보를 촉구합니다.

전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출근이 한창인 시각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휠체어에 탄 장애인 10여 명이 차례로 열차에 오르더니 열차 안을 천천히 이동해 다시 내립니다.

장애인 단체 대표는 아예 휠체어에서 내려 열차 바닥을 기어가는 행진을 벌입니다.

[현장음]
"기획재정부가 법에 명시된 권리, 이동할 권리…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이런 권리에 대한 예산을 보장하지 않아서."
 
열차 한 대가 역을 빠져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길게는 20분 정도. 

오전 7시반 부터 9시까지 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 역에서 동시에 시위가 진행됐습니다.

1시간 가량 지하철 지연이 이어지면서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 타기를 포기한 채 버스정류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이용객이 갑자기 몰리면서 버스 타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버스 이용 시민]
"(지하철) 20분 넘게 기다린 것 같아요. 빨리 출근하고 싶은데…."

[버스 이용 시민]
"장애인분들이 요구하는 사안들을 잘 알아요. 그렇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들로 인해서 피해를 봐야 하는 건…."

장애인단체는 시위를 마친 뒤 삭발식을 가졌고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예산 확보에 답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를 요구하면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이틀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전민영입니다.

영상취재 : 한효준
영상편집 : 방성재


전민영 기자 pencak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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