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망 숨긴채 20년간 연금수령…70대 딸 기소

  • 2년 전
아버지 사망 숨긴채 20년간 연금수령…70대 딸 기소

[앵커]

숨진 아버지의 기초연금 등 각종 정부 지원금을 무려 20년간 몰래 타간 자녀가 최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확인된 금액만 7천만 원에 달하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걸까요.

박수주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기자]

2001년 4월 경기도 안산시에 살던 76살 A씨가 숨졌습니다.

하지만 사망 사실이 알려진 건 20년이 지난 지난해 3월. 그 사이 A씨에게 지급된 나랏돈은 딸 박 모 씨가 가로챘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 4천200만 원과 기초연금 2천500만 원 등 기록으로 확인된 액수는 10년간 6천700만 원. A씨의 사망 시점부터 따지면 1억 원이 넘는 걸로 담당 구청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박 씨는 아들을 시켜 지자체에 제출할 서류를 위조해 아버지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고, 주민센터 직원이 방문하면 번번이 거짓말로 속였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어디 동생 집에 가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핑계를 대니까…"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지난해 12월 74살 박 씨를 사기와 기초생활보장법, 기초연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 A씨의 외손자 44살 B씨도 방조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사망자 부정수급 사례를 막기 위해 2013년 사망자 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도입 이전 사망한 경우는 알기 어렵고 병원, 요양시설, 화장장 정도만 연계되다 보니 한계가 있습니다.

집에서 숨지거나 매장을 하는 경우에는 유족의 사망신고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5년간 보건복지부가 적발한 사망자 부정수급 사례는 765건으로 5억 원. 비슷한 기간 사망자에 지급된 국민연금도 27억 원에 달했습니다.

사망진단서 발급 때부터 자동으로 사망 등록이 이뤄지게 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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