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기다리다 죽음 맞이하는 어르신들…요양시설의 비극

  • 2년 전


현재 코로나 사망자의 97%가 60대 이상 고령층입니다.

그런데 병상을 기다리던 어르신이 제대로 치료를 못받고 요양시설에서 숨지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홍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인전문요양원.

지난달 23일부터 코로나19에 확진된 어르신은 13명에 이릅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숨졌는데, 1명은 병원도 가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병상이 포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성껏 병수발을 해온 요양보호사에겐 악몽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이경미 / 요양보호사]
"할머니가 아파하고 열이 났을 때 해줄 수 있는 건 아이스팩, 약 드리는 거…비닐에 싸서 가시는 모습을 봤을 때 내 부모라면 그렇게 (했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집니다.

[유경미 / 요양보호사]
"참담했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지금도 그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긴 하는데…."

지난달 14일부터 집단감염이 시작돼 동일집단으로 격리된 경기 양주의 요양원.

지금까지 어르신 40명이 확진됐고, 8명이 숨졌습니다.

이 가운데 5명은 병원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요양원에서 숨졌습니다.

음압시설도 없고, 전문적인 방역체계도 미흡한 요양원 시설.

[전현욱 /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서울지부장]
"어르신들 돌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누가 와서 가르쳐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냥 카톡으로, 핸드폰으로 업무 지시를 내렸습니다."

종사자들은 이 비극이 언제 멈출지 암담할 뿐입니다.

[요양보호사]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모시니까 가족이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허망함도 너무 크고. 뭐라고 표현하기가 힘들어요."

채널A 뉴스 홍지은입니다.

영상취재: 조승현
영상편집: 이재근


홍지은 기자 redi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