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목숨도 소중” 외쳤건만…무차별 폭행 당한 아시아계 학생

  • 3년 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이 구호를 외쳤던 미국 청소년이 흑인 청소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습니다.

미국에서 인종혐오 특히 아시아계 혐오가 얼마나 심각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 유승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흑인 여학생이 아시아계 남학생을 향해 다짜고짜 주먹을 날립니다.

무리를 이룬 흑인 여학생 4명은 아시아계 남학생 3명을 향해 욕설을 하고 삿대질을 합니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폭언을 쏟아내지만, 피해 남학생들은 마스크를 쓴 채 일일이 대응하지 않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아시아계 여학생이 말리려고 하자,

[현장음]
"꺼져라."

여학생의 마스크를 벗기고 얼굴을 사정없이 내려칩니다.

구석으로 몰고 가 바닥에 내동댕이 치더니 신발까지 들어 무차별 폭행을 가합니다. 

보다 못한 남성이 큰소리로 외치자

[현장음]
"어이! 어이!"

그제서야 폭행도, 촬영도 멈췄습니다.

가해자 4명은 모두 10대로 밝혀졌고 가중 폭행과 인종적 위협 등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짐 케니 필라델피아 시장은 "어떠한 증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엄정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피해 여학생의 가족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를 지지했던 아이"라며, "아시아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나서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법에 서명까지 했지만 팬데믹 이후 미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인종 증오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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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