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창제 당시 금속활자…인사동에서 무더기 발견

  • 3년 전
◀ 앵커 ▶

피맛골이라 불리던 서울 인사동 골목길에서 조선 초기 한글금속활자들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한글을 만든 직후의 활자들이라 그만큼 문화재적 가치가 큰데요.

전동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인사동 탑골공원 근처.

과거 피맛골로 불리던 이 지역 정비사업을 하던 중 땅속에서 금속활자들이 나왔습니다.

'금속활자'엔 15세기에만 쓰였던 한글이 고스란히 새겨졌습니다.

한글 창제에 반대하던 양반들을 설득하기 위해 "한자를 읽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세종대왕이 만들어 당시에만 짧게 쓰인 이른바 '동국정운'식 한글입니다.

[박미화/수도문물연구원 유물관리팀장]
"초성 같은 경우에도 '반치음'을 사용한다던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한글들이 많이 확인됐습니다."

1460년대 쯤 만들어진 것으로, 학계에서는 한글을 반포한지 20년도 지나지 않은 가장 이른 시기의 한글 금속활자로 보고 있습니다.

## 광고 ##이번에 출토된 1천6백여 점의 금속활자 중에는 한문 금속활자도 대거 포함됐습니다.

서양의 구텐베르크 활자보다 빠른 143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재정/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활자를 정말 굉장히 많이 만들고 그것으로 인쇄하려고 했던, 그야말로 조선이 '활자의 나라'라고 하는 것을 정말 잘 보여주는 (발굴입니다.)"

세종실록에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낮밤 24시간용 시계인 '일성정시의'와 자동물시계 '주전'의 일부 부품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들 부품은 조각난 모습으로 보존돼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구리로 만들어진 활자와 부품들을 나중에 녹여 팔려고 땅속에 묻어놨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경택/수도문물연구원장]
"의도적으로 묻으셨는데 무슨 급박한 상황이 있어서 이것을 다시 되찾지 못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진흙 속에 묻혀있던 귀한 유물들은 4백 년만에 빛을 봤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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