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의 그늘…거리 곳곳 점령한 ‘담보 차량’

  • 3년 전


이런 논란을 넘어 말 그대로 도박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곳이 있습니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 쓰레기도 낙엽도 아닙니다. 자동차가 엄청나게 쌓인 이 곳은 강원도 정선
카지노장 일댑니다.

전당포에 차를 잡히고 도박한 사람들이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둔 겁니다.

강경모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선군 강원랜드 인근 농가 주변 길가에 차량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다가가 보니 앞유리창 밑에 마른 낙엽과 잔가지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장기간 운행을 안한 듯,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있거나,

바퀴 안쪽으로 거미줄이 보이는 차량도 있습니다.

[강경모 기자]
"강원랜드 주변에도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채 번호판이 없는 차량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승용차부터 트럭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대다수가 강원랜드 카지노 이용자들이 전당포에 담보물로 맡겼다가 돈을 못 갚아 소유권이 넘어간 차량입니다

연식이 오래돼 처분이 어렵다보니 전당포가 방치하거나,

세금이 밀려 정부가 번호판을 영치해 간 차들이 많습니다.

[남승우 / 강원 정선군청 안전과 주무관]
"(카지노 이용자가) 돈을 갚지 못하고 전당포에서 이런 차량을 관리할 수 없어서 이렇게 방치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민들은 방치된 차량 때문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합니다.

[손호국 / 강원 정선군]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주차 하려면 동네 몇 바퀴를 돌아야 해요."

정선군이 방치 차량을 견인해 폐차장으로 보내면서,

이 지역 폐차장도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선군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제로 정리한 방치 차량은 모두 101대.

그런데 올해 들어 견인한 차량만 이미 123대에 이릅니다.

지난 2000년 강원랜드 카지노 개장 이후 급증한 방치 차량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원학 / 강원연구원 연구위원(전 탄광지역발전센터장)]
"장기간 불법주차 문제가 지역 활성화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강원랜드와 정선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 : 김민석
영상편집 :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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