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놀 온수로 다섯 달째 고통…“더운 물 못 써요”

  • 3년 전


암을 일으킬 수도 있는 ‘페놀’성분이 수돗물에서 나오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하루 이틀도 고역일 텐데 이게 벌써 다섯 달 째입니다.

무슨 사연인지 김호영 기자가 가 봤습니다.

[리포트]
집 곳곳에 물이 가득 담긴 들통들이 놓여 있습니다.

정수필터로 걸러낸 수돗물입니다.

정수한 물도 불안하다 보니 과일 하나 씻는데 생수까지 동원합니다.

지난해 11월 이 아파트 온수탱크 8개 내부에 코팅 시공을 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이후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랐고, 수질 검사 결과 온수탱크 8개 중 5개에서 기준을 초과하는 페놀이 검출됐습니다.

페놀은 두통이나 현기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는 유독물질입니다.

아파트 주민 1,120세대는 겨울철 온수 사용을 못하고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합니다.

[진혜선 / 아파트 주민]
"물도 데워서 샤워해야하고 식재료 씻거나 할 때도 정수된 물 갖다가 쓰거나 생수로 마지막 헹구고. 피로감이 들고 스트레스가 너무 많고."

[김지숙 / 아파트 주민]
"공사 직후에는 손 끝이 다 갈라졌어요. 배 아프고 설사하고 저희 남편은 이유 없이 눈이 아프다.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김호영 기자]
수돗물을 믿지 못하는 주민들은 이렇게 생수통을 쌓아두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부실 공사를 의심한 주민들이 시공사와 감리사를 고소했지만, 시공사 측은 잘못이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
"샴푸, 손 세정제, 화장품 다 (페놀이) 미미한 양은 들어있거든요. 그 양을 무시하고 페놀 원액이 들어가 큰일이 난 것 처럼."

온수탱크 교체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사업자 선정도 안돼 공사가 마무리되기까진 최소 두달 이상 걸릴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김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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