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쿠팡 노동자 숨져…"과로사 소견"

  • 3년 전
◀ 앵커 ▶

1년 내내 쿠팡에서 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40대 노동자가 고시원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죠.

상식대로, 과로사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그런데 쿠팡만은 입장문 대부분을 과로사가 아니라는 주장에 할애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쿠팡에서 숨진 노동자가 7명입니다.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쿠팡 배달 노동자 48살 이모 씨가 지난 6일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혼자 살던 이 씨에게 연락이 안 되자 지방에 사는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이 씨는 일주일 전 쿠팡에서 일한지 1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 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이 여행도 취소했습니다.

당시 이씨는 "도저히 힘들어서 여행을 갈 수 없을 것 같다. 고시원에서 쉬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게 쉬던 이 씨는 결국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씨는 1년 내내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새벽에만 일했습니다.

부검 결과 의사는 뇌출혈과 심장 혈관이 부어있다는 1차 소견을 내놨습니다.

과로사의 전형적인 증상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 광고 ##[최민/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전문의)]
"(과로사는) 대부분 뇌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인 것이죠. 야간노동, 교대노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또 뇌심혈관질환에 부담요인이 더 추가가 되는 거거든요."

쿠팡측은 즉시 입장문을 냈습니다.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는 건 두 문장 뿐, 나머지는 과로사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망 당시엔 휴가와 휴무 상태였다. 고인의 주당 평균 근무일은 4일이고, 주당 근무 시간은 약 40시간으로 사회적합의기구의 권고에 비해서도 근무 강도가 낮았다는 겁니다.

택배기사들은 완전히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매일 1시간씩 무급 휴식 시간이 있지만 그 시간에 쉴 수 있는 배달기사는 없고, 주당 4일 근무 했다는 것도 설날 연휴에다 이 씨가 1년만에 낸 휴가 등을 포함해 꼼수로 계산했다는 겁니다.

쿠팡에서 최근 1년 동안 숨진 직원은 모두 7명.

이 씨가 발견되기 바로 전날에도 배달 기사를 관리하는 40대 직원이 밤 11시에 퇴근한 뒤 쓰러져 숨졌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MBC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