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게임의 룰' 정해졌다…여야 거물급 속속 링 위로

  • 3년 전
[여의도풍향계] '게임의 룰' 정해졌다…여야 거물급 속속 링 위로

[앵커]

4·7 재보궐선거가 채 석 달도 남지 않으면서 여야의 재보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여야는 다음달 말까지는 당 내 최종 후보 선출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 아래, 우선 '게임의 룰'부터 손봤는데요.

여야의 재보선 준비 상황을 박현우 기자가 이번주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50대 100.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4월 재보궐선거에 나설 당 내 최종 후보를 뽑을 때 반영키로 한 시민 여론 반영 비율입니다.

당 내 후보들의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은 권리 당원 의견 50%, 일반 유권자 의견을 50% 반영하고 국민의힘은 일반 유권자 의견만 100% 반영하겠다는 건데요.

여야는 각각 지난주 이같은 내용의 '게임의 룰'을 큰 틀에서 확정했습니다.

우선 권리 당원의 의견을 50% 반영해 최종 후보를 선출키로 한 민주당의 경선룰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시스템 공천'을 바탕으로 지난해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고 또 전반적인 '민심'과 '당심' 간 괴리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해석입니다.

"50대 50 룰은 우리당이 오랜 논의와 축적된 경험을 통해 완비한 경선 제도로, 제도의 시행을 거듭하며 우리당은 시스템 공천을 더욱 발전시켜 왔습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경선 전 공천 심사 과정에서는 정체성 및 기여도, 업무수행능력, 도덕성을 각각 20%씩 반영하고 당선가능성을 40% 반영해 심사키로 했습니다.

'100% 시민경선' 방침을 발표하며 이슈몰이에는 우선 성공한 국민의힘.

최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보다 당 지지도에서 소폭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총선 참패'의 아픔 때문일까요.

100% 시민경선은 중도층의 선호를 정확히 파악해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간다. 개별 후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아니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신 국민의힘은 본경선에 앞서 4명 안팎의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예비경선 과정에서는 당원 의견을 20% 반영하고 시민 의견을 80% 반영키로 했습니다.

여야는 여성가산점제 등에 대한 기준도 확정했습니다.

민주당은 정치 신인에게는 10~20%, 여성과 청년에게는 10~25%의 가산점을, 국민의힘은 예비경선과 본경선 과정에서 각각 20%와 10%의 여성가산점을 주기로 했습니다.

'게임의 룰'은 보신 것처럼 큰틀에서는 확정이 됐습니다.

링은 만들어진 셈이니, '선수 입장'이 그 다음 수순일 것 같은데요.

우선 여권에서는 '유력주자'로 꼽히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의 유의미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신중론'을 유지해왔던 박 장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가 1월 달 안으로는 결정하겠다… 지금 상황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제가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 이것이 제 생각의 변화라면 변화다, 이렇게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다."

박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인물로 집계가 되고 있는 만큼, 여의도 안팎에선 박 장관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여권에서는 또 '제3인물론'이 부상하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별다른 탄력을 받지 못했습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차출설'도 돌았는데 임 전 실장은 앞서 출마선언을 한 우상호 의원을 지지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밝혔습니다.

선거까지 남은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제3후보론'은 현실성이 없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당초 전망대로 박영선, 우상호, 박주민의 3파전, 또는 박 장관과 우 의원의 양자 대결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야권에서는 두 유력주자가 함께 '치고나왔던' 한주였습니다.

지난 3일, 마주앉았다가 서울시장 출마의사만 서로 확인한 채 돌아선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얘기인데요.

우선 오 전 시장은 조건부이긴 하지만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당 밖' 인사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당 내로 들어와서 서울시장 보선에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하라면서 안 대표의 입당 또는 합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신이 출마하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1월 18일부터 후보 등록기간이 시작이 됩니다. 17일까지는 기다리면서 안철수 후보님의 결단을 기다리겠습니다."

나 전 의원은 예능에 출연하며 주가를 올렸습니다.

인간·엄마로서의 나경원의 면모가 부각됐다는 평가 속, 나 전 의원도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많은 고민을 했고요. 거의 마음을 굳혔습니다. 이 달 중순 안에는 밝혀야 될 것 같습니다. 조만간 말씀을 드릴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안철수 대표를 향해서는 당 내에 들어와서 경쟁하자면서 압박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장 다음 주부터 국민의힘 후보접수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일주일 안에 입당 또는 합당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때문에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 등이 참여하는 '당 내 경선' 수순이 자연스레 점쳐지는데

이 과정에서 안 대표에게 일부 쏠려있는 보수진영의 지지와 중도층 마음을 끌어올 것으로 기대하는 국민의힘, 과연 기대처럼 '흥행하는 경선'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4월 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제 채 석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거물급' 주자들이 속속 링 위로 뛰어오르며, 선거판도 서서히 달궈지는 모양새인데요.

'여야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벌일 '자체 청백전'에선 과연 누가 웃게 될까요.

운명을 건 한판 승부, 그 서막이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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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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