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베를린…'빈 의자' 등장한 사연은?

  • 4년 전
◀ 앵커 ▶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앞에 빈 의자 1만 3천 개가 놓였습니다.

이스라엘에서도 1천 개의 빈 의자가 전시됐는데요.

세계 곳곳에서 왜 이런 빈 의자들이 등장하게 된 건지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스라엘 텔아비브 광장을 가득 채운 의자 천 개.

하지만 하루 종일 의자에 앉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천 명을 넘어선 지난 주말, 희생자들을 잊지 말자며 한 시민단체가 마련한 퍼포먼스입니다.

사망자 수를 상징하는 천 개 의자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쪽지와 함께 장미꽃이 놓였습니다.

## 광고 ##[도론 아루치/시민단체]
"우리가 처한 상황에 항의하기 위해 1천 개의 의자를 놓았습니다. 전염병으로 1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숨졌습니다."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 앞에는 무려 1만 3천 개의 빈 의자가 놓였습니다.

그리스의 최대 난민캠프인 모리아에 수용된 난민 수를 나타낸 겁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난민을 받겠다는 나라가 없어 이 캠프엔 수용 가능 인원의 5배가 넘는 1만 3천여 명이 밀집해 있습니다.

결국 지난 2일, 첫 확진자가 나왔고 17명이 무더기로 확진되면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

독일 난민단체들은 베를린시가 이들 난민캠프에서 1천 명 이상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한 만큼 독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타레크 알로/독일 난민지원단체]
"그리스 모리아 난민 캠프에 수용된 1만 3천 명의 난민들을 위한 상징으로 1만 3천 개 의자를 전시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미얀마 로힝야족 약 1백만 명이 수용된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서도 90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는데 난민 거주지에선 검사는 물론 확진자 집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나스린 하사니/난민캠프 거주자]
"이곳에서 바이러스에 1명이 감염되면 모두가 죽을 겁니다. 의료진이 전혀 없습니다."

세계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 빈 의자들.

코로나19 이후 상실과 슬픔의 상징이 됐지만 동시에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의 온기도 아직 남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편집: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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