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신 CCTV 진행자 구금…미국 편들자 보복?

  • 4년 전
◀ 앵커 ▶

중국이 관영매체 CCTV의 영어채널 진행자를 보름 넘게 구금하고 있습니다.

중국계 호주인이란 점 때문에 보복 차원에서 벌인 일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는데, 중국이 오늘 구금 사실을 공식 인정하면서 호주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드러냈습니다.

베이징 김희웅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저는 청레이. 중국의 방송앵커입니다.지금은 CGTN의 경제방송을 진행하고있습니다."

최근까지는 그랬습니다.

중국계 호주인인 청레이는 중국 CCTV의 영어채널인 CGTN의 프로그램 진행자였지만 지금은 방송사 홈페이지에서조차 얼굴과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그녀의 과거 방송을 검색하려 해도 해당 화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안내문구만 나옵니다.

트위터 역시 지난달 12일 게시물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호주 외무장관은 청레이가 지난 달 14일부터 2주 넘게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돼 있다고 인정했지만 이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호주 매체들은 중국이 유명 앵커 구금이라는 충격적인 조치를 한 배경에는 최근 악화일로에 있는 양국간의 갈등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 해석했습니다.

## 광고 ##[키스 수터/지정학 전문가]
"(중국의) '일대 일' 대응 식의 보복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무슨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정치적 희생양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은 오늘 구금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건건이 미국 편을 들고 있는 호주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은 법대로 할 뿐입니다. 동맹국의 압박에 따라서 불법적인 일을 하는 국가와는 다릅니다."

실제로 호주는 지난 4월 코로나19의 발원지를 조사하자며 중국을 정면 겨냥했는데 당시 호주 일간지는 중국의 최고상징인 휘장을 코로나19 바이러스 돌기로 그려넣는 모욕을 중국에 안겼습니다.

일찌감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자체 인프라 사업에서 배제했고, 홍콩보안법 반대 성명, 또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훈련에 참가하는 등 중국과 각을 세워왔습니다.

중국은 호주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에 이어 호주 관광과 유학 자제 권고, 지난주엔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 조사로 대응했습니다.

앞서 캐나다가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하면서 중국과의 갈등이 본격화된데 이어 이번에는 청레이가 호주와 중국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상징적 인물로 등장하게 됐습니다.

베이징에서 김희웅 특파원이었습니다.

(영상편집: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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