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망자 '10만 명'…'차별·분열의 민낯' 드러나

  • 4년 전
◀ 앵커 ▶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전쟁이나 테러 때문도 아닌데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도 참담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미국 사회의 인종 간의 격차, 차별과 분열이 민낯을 드러냈다는 분석입니다.

워싱턴에서 박성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0만 명,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그 많은 미국인의 삶이 사라졌다고 미국 언론은 엄숙하게 애도를 표했습니다.

여기 적힌 베트남전의 미군 전사자에 한국전 전사자를 합친 것보다 이제 코로나19 희생자가 더 많습니다.

더욱 암울한 건 미국 사회의 모순이 이번에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늘 공공성을 지적받았던 미국의 의료체계는 코로나19 앞에서 맥을 못 췄습니다.

진단검사 시작도 늦었던 데다 3월 중순 1백만 명당 검사건수가 한국의 1/50분도 안 될 정도로 능력이 달렸고,

[캐롤린 멀로니/미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장(지난 3월)]
"한국은 어떻게 그토록 빨리 그 많은 사람들을 검사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그들이 한 것의 아주 일부분도 못했는데요. 왜 이리 오래 걸립니까?"

턱없이 비쌌던 검사 비용도 저조한 검사 실적에 한몫했습니다.

의료 현장에선 장비 부족을 호소했지만, 연방정부의 비축분엔 여유가 없었습니다.

빈부간, 인종간 격차도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의료 보험 없는 2천7백만 명과 불법이민자 1천만 명은 병원 갈 엄두를 못 냈습니다.

흑인과 히스패닉 계열은 인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만큼이나 차별과 분열도 퍼졌습니다.

질병이 중국에서 왔다며 아시아계에 대한 폭언과 폭행이 빈발했고, 거리두기 지침을 연장한 민주당 주지사에게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총을 들고 몰려가 항의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문제였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확진자가, 사망자가 세계 1위가 됐어도 트럼프는 별일 아니라는 듯 줄곧 봉쇄령 완화를 외쳤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부활절(4월 12일)까지는 경제를 재가동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문 닫으려고 세운 나라가 아닙니다."

사망자 10만 명을 넘어선 오늘 트럼프는 선거전략으로 띄우려는 우주선 발사 현장에 달려갔고, 애도의 메시지 한마디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워싱턴) / 영상편집: 김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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