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흔들' 협력업체 '휘청'…"인공호흡기라도"

  • 4년 전
◀ 앵커 ▶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오늘 제5차 비상경제 회의에서 특히나 걱정이 컸던 게 바로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해운, 항공, 자동차 같은 '기간 산업' 분야였습니다.

정부가 이 7개 기간 산업에 40조 원 규모의 안정 기금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이지선 기잡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화성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

주문이 밀려, 공장 3곳을 매일 24시간 가동해도 모자랐던 곳이지만, 지금은 2곳만 겨우 돌려도 다행인 상황.

발주가 끊기고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공장 유지비 걱정에 잠도 오지 않습니다.

[이정훈/자동차부품 1차 협력업체 상무]
"매출이 18% 급감소하고, 다음달 매출은 20% 더 감소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 경색이…"

다른 부품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협력업체들의 자금 압박은 더 큽니다.

[이재진/자동차부품 2차 협력업체 대표]
"(공장을) 일주일에 3일 가동하고 있습니다. 2차 벤더(협력업체) 경우는 급여를 못 주는 회사들이 속출할 것 같아요. 3차로 내려갈수록 더 힘들어지겠죠."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 수출도, 부품 수출도 길이 막혀버렸습니다.

국내에서 생산한 차 10대 중 6~7대는 해외로 수출해 왔는데,

이 달 들어 완성차 수출량은 46%나 급감했고, 자동차 부품 수출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자동차 산업에 직접 고용된 인원만 39만 명.

상황이 한두달만 더 길어져도 이들의 일자리는 보장할 길이 없습니다.

[장원석/자동차부품 2차 협력업체 대표]
"(다음달 매출은) 50% 줄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휴직을 권해야 하는 건지, 몇 명이 쉴 거냐 안 쉴 거냐를 결정하려는 단계이거든요. 그런 게 제일 마음이 아프죠."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99% 줄면서, 대형 항공사도 이제 두달을 못 버틴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감원과 휴직에 들어갔고, 협력업체 직원 1천여 명은 생계 수단을 잃었습니다.

[대한항공 기내 청소 근로자]
"10여 년 넘게 새벽 3시에 일어나 출근하고 그래도 힘든 줄 모르고 다녔는데, '무기한 무급'으로 쉬라고 하고… 남편이 쓰러져서 제가 가장이다시피 한데…"

이같은 위기는 해운과 조선, 기계 할 것 없이 우리 기간산업 전반을 흔들고 있습니다.

[강성진/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가) 지원을 해줘야지 대기업들 중소기업들, 그 다음에 고용된 노동자들이 살 수가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국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기업들한테 직접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거든요."

정부는 오늘 40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위기에 처한 기간산업을 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항공, 자동차 등 7개 업종을 지원하되, 수혜 기업들에겐 고용을 유지하고 이익은 국민과 공유하는 걸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정부는 또 소상공인 지원에 10조원을 더 투입하고,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매입에도 20조원을 써 기업들의 숨통을 트여주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지선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나경운 영상편집: 정소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