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치 남았다"…코로나19로 혈액 수급 '비상'

  • 4년 전
◀ 앵커 ▶

요즘 전국 병원들은 피가 부족해서 비상입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헌혈하는 사람이 급감한 데다가 헌혈에 적극적이던 학생들마저 온라인 개학으로 집에서 안 나오기 때문인데요.

이러다보니 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서창우 기잡니다.

◀ 리포트 ▶

김미옥씨의 어머니는 2년 반째 담낭암을 앓고 있습니다.

최근 담관이 막혀 뚫는 시술을 받으려 했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수혈할 피가 없어 시술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김미옥/딸(보호자)]
"계속 맞아야(수혈)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계속 부족한 거예요."

이런저런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시술은 했지만, 앞으로가 또 걱정입니다.

[김미옥/딸(보호자)]
"(앞으로) 혈소판 공급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지금 그게 제일 걱정이죠. 아마 이것(코로나19) 때문에 헌혈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많이 안 계시니까 조금 더 힘들지 않을까…"

지난달 전국에서 헌혈한 사람은 19만여 명.

1년 전에 비해 3만 명 넘게 줄었습니다.

이 달 헌혈자는 훨씬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권영임/헌혈의집 창원센터 간호사]
"일반적으로 순수하게 (헌혈에) 참여해주시는 분들은 예년 코로나 (이전) 기준으로 했을 때에는 50% 정도밖에 안 되세요."

예전 같으면 혈액 보관소에 수혈용 혈액이 절반 이상 들어차 있었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텅 비어있는데요.

현재 경남의 혈액 보유량은 단 이틀치 분량만 남은 상황입니다.

혈액 적정 보유량인 5일분에, 턱 없이 모자라는 수칩니다.

헌혈의 70% 이상을 담당해온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으로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혈액 부족이 심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문가들은, 30대 이상 직장인들의 헌혈을 유도하기 위해, 헌혈하는 날 휴가를 쓰도록 하는, 이른바 '헌혈 공가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장병윤/대한적십자사 경남혈액원 헌혈지원팀장]
"지자체에서는 (헌혈) 공가를 지금 실시하고 있습니다. 헌혈에 참여하는 일반 단체에서도 이렇게 공가가 많이 활용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급한대로 일부 단체와 기업들이 헌혈 챌린지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한 보다 적극적인 헌혈 유도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서창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장훈(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