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일한 직원 내보내…"이렇게 어려운 적 없었다"

  • 4년 전
◀ 앵커 ▶

중소 제조 업체들, 코로나19 때문에 원자재 수입도 안되고 제품 수출도 안되는 상황이다 보니 하나 둘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런 일 막기 위해서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지원 받는 게 쉽지 않다고 하소연합니다.

조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신발을 만드는 한 중소업체.

작업실 한 켠엔 만들다 만 신발 조각들이 쌓여있습니다.

중국에 보내 바느질을 한 뒤 다시 들여와야 다음 작업이 이어지는데 1월 말, 이 과정이 끊겼습니다.

[김은순/신발제조업체 대표]
"중국에 한 4천 족(켤레)이 가서 있었거든요. 그게 꽉 막혀버린 거야. 일을 못하고 직원들 놀고…"

결국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장 문을 닫고, 직원들 휴업 수당 지원을 받으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휴업계획서 등 관련 서류를 기한내에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전쟁이나 마찬가지고 이게 별안간에 일이 일어난 거라 이거는 (휴업수당 지원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안 된대. 자기네는 법대로 하는 거라서."

할 수 없이 직원 8명 가운데 20년 넘게 일한 직원을 포함해 5명을 내보내야 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작업이 재개돼 다시 공장을 돌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국내 수요가 뚝 끊긴 겁니다.

평소 같으면 벌써 주문처에 다 납품했을 신발들이 코로나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렇게 공장 한 켠에 쌓여있습니다.

정부가 마련한 대출지원도 주로 자영업자에 맞춘 수 천만원대여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김은순/신발제조업체 대표]
"이렇게 어려운 적은 없었어요. 이렇게까지 어려운 적은. 이렇게 놀아본 적도 없었고, 너무 힘들어 진짜."

일본에 안경을 수출하는 한 업체.

두 달 동안 주문을 아예 한 건도 못 받았습니다.

상품을 들고 가 설명해야 하는데 이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김유석/안경수출업체 대표]
"(일본 입국 금지가) 농담인 줄 알았어요. 정말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설마 진짜 못가겠어?' 그랬는데…"

안경 생산을 대구에 있는 공장 여러 군데에 맡겨왔는데, 문을 닫은 곳이 많은 것도 걱정입니다.

"우리나라 안경 제조의 80-90%가 대구에 다 있어요 거기가 이제 무너지면 저는 생산처가 없어지는 상황인거잖아요."

지난달 제조업 가동률은 70% 수준으로 떨어졌고,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제조업경기전망지수도 2009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중소 제조업체들의 위기를 해결할 맞춤형 대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조윤정입니다.

(영상취재 : 독고명 / 영상편집 :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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