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1년 다시 봄은 왔지만…"여전히 잔인한 4월"

  • 4년 전
◀ 앵커 ▶

지난해 강원 동해안 일대에 초대형 산불이 발생 하면서, 세 명이 숨지고 천 5백명의 이재민이 발생 했습니다.

특히 축구장 3천 5백개 면적의 울창 했던 숲이 잿더미로 변했죠.

피해 지역에선 산림 복구 작업이 한창 이라고 하는데, 이웅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1년 전 대형산불이 휩쓸고 간 동해시 망상동의 한 야산.

불에 탔던 나무들이 제거돼 썰렁해진 숲에서, 나무 심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흙을 솎아내고 구덩이를 파낸 뒤 1~2년 정도 자란 어린 나무들을 심습니다.

[박응목/삼척 국유림관리소 영림단장]
"하루 종일 (묘목의) 수분이 유지되도록 그렇게 하고, 그 다음에 나무를 심는 걸 시작합니다. 그러면 충분한 구덩이를 파고 나무뿌리가 겹치지 않게끔 해서…"

생존력이 강한 해송과 생육이 우수한 화백나무 등입니다.

이틀에 걸쳐 심는 나무만 1만 7천여 그루.

면적은 5.9ha로 축구장 크기의 8배가 넘습니다.

하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멉니다.

지난해 속초와 고성, 강릉, 동해 등 4개 시·군에 걸쳐 발생한 산불의 피해 면적은 축구장 3천5백개 넓이인 2천 487 ha.

이 가운데 현재까지 복구가 이뤄진 면적은 190ha로 7.6%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피해지역은 2022년까지 3년에 걸쳐 복구 사업을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복구라는 게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어서, 섬세한 추가 작업이 필요합니다.

[정하용/삼척 국유림관리소 자원조성팀장]
"풀베기 작업은 5년 동안 계속 이뤄지고요. 그 이후에 조림목이 어느 정도 컸다 싶을 때에는 어린나무 가꾸기를 하는데 생육 불량목 등을 제거해주고 가지치기까지 해주는…"

단 사흘 간의 화마로 동해안 일대 숲을 초토화시켰던 강원 산불.

수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복구에 힘을 쏟고 있지만, 원래의 울창함을 되찾는 덴 수십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MBC뉴스 이웅입니다.

(영상취재: 배광우/강원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