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도 있는데…왜 南 측에 '메시지 전달' 부탁?

  • 4년 전
◀ 앵커 ▶

트럼프 대통령과 정의용 안보실장의 면담은 말 그대로 '깜짝 만남'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트위터에 직접 쓰지 않고 축하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한 건지, 이호찬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트럼프 대통령과 정의용 실장의 이번 만남은 예정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트럼프 특유의 즉흥적 제안으로, 이란과의 충돌 상황에서 핵심 동맹국을 직접 관리하는 모습을 연출하려 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한 부분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만이 목적이었다면 평소 즐겨 사용하는 트위터나 북미 뉴욕 채널을 통해 전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남북관계의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 말했고, 신년사에선 구체적인 남북 협력 방안들을 제안했습니다.

정의용 실장의 이번 미국 방문 목적도 북미교착 상태에서 남북 협력을 통해 상황을 진전시켜보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 메시지 전달이 남 측 제안에 어느 정도 공감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이 전원회의 결정을 통해 핵 무력 증강 등 대미 강경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와 긴장완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일단 긍정적으로 해석됩니다.

[양무진 교수/북한대학원대학교]
"연초 (북한이) 북미 간 강대강의 맞대응을 예고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 축하와 함께 신뢰 관계를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향후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합니다."

북한이 한미의 이 같은 움직임에 호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정부는 다음 주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관계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호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