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되는 취업 불합격" 드래프트 의무 참석...그럴 필요 있을까? / YTN
  • 4년 전
만일 여러분이 취업 준비생인데, 취업이 되는지 안 되는지 결정되는 순간이 전국적으로 중계가 된다면 어떨까요?

거기에 뽑힌 사람과 뽑히지 않은 사람은 1시간 넘는 행사 내내 카메라 세례와 함께 있어야 합니다.

서로 민망한 상황이 십 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 시즌 프로농구 신인을 뽑는 드래프트.

막판이 되자 선수는 절반이나 남았지만, 대분의 팀이 지명을 포기했는데 거의 마지막에 한 선수의 이름이 불렸습니다.

이 선수도 울고, 가족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건호 / 안양 KGC(마지막 지명자) : 저 때문에 고생 많으신 어머니, 아버지 정말 감사드리고요. 4년 동안 제가 많이 뛰지 못했는데 그래도 기회를 주시려고 한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눈물은 올해만의 일은 아닙니다.

보통 10년 넘게 농구만 해왔던 20대 초반의 선수들, 프로 경력이 있고 없고는 정말 상상 이상 큰 차이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드래프트에 다시 도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가 한 번 떨군 사람을 잘 뽑지 않듯이 다시 도전해 뽑힌 경우는 정말 드뭅니다.

[김준성 / 서울 SK(지난 2016년) 드래프트 재도전 : 제가 재작년에 떨어졌을 때 아빠가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누워계셨거든요. 아빠…. 열심히 하겠습니다.]
문제는 KBL 규정입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드래프트 현장에 나오지 않으면 신청을 철회한 걸로 봐서, 모든 선수가 자기가 뽑힐 가능성과 상관없이 나와야 합니다.

지명률이 높으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절반 가까이는 가족과 친구가 보는 앞에서 1시간 넘게 어찌 보면 생애 최악의 순간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가는데요.

올 시즌은 41명이 지원해서 22명이 뽑혔습니다.

지난해는 45.7%, 역대로 따져도 50%를 조금 넘습니다.

여기 두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지난 2016년이었죠, 끝자락에 선발된 선수와 그 옆에서 고개를 숙이는 신청자의 모습인데요.

저 선수가 마지막 순번이었으니 고개를 숙인 선수는 10년 넘는 농구 인생을 마치고 정장 차림으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을 겁니다.

마음으로는 정말 축하하지만, 저절로 고개가 떨궈지는 저 신청자를 누가 나무랄 수 있을까요.

점점 지명을 포기하는 구단은 늘고 바로 옆에는 이미 지명돼서 구단 유니폼을 입은 친구가 있고,

입은 바짝 마르지만, 가족과 친구 앞에서 티조차 낼 수 없습...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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