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차량의 '돌진'…노후 브레이크 원인 가능성

  • 5년 전
◀ 앵커 ▶

지난주 의정부에서 발생한 8중 추돌 사고 영상 입니다.

레미콘 차량이 대형 화물차와 부딪히면서, 한 명이 숨지고 일곱 명이 다쳤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이 차량, 알고보니 20년이 넘은 노후 차량 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서 레미콘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려 했던 정황이 확인 됐는데, 경찰은 차량 결함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유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레미콘 차량이 갓길로 접어들더니 정차중이던 대형 화물차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종잇장처럼 구겨진 화물차는 하늘로 솟구쳤고, 운전자 75살 성모씨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차량의 엔진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큰 충격을 받고 차가 산산히 부서진데다 운전자마저 사망해 사고 원인 규명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경찰은 우선 유가족을 상대로 운전자 성씨가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는지 조사했습니다.

고령의 나이에도 지병 없이 건강했다는 답변을 받은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숨진 성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이와함께 경찰은 차량 결함 가능성도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을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 여러 개를 확보한 경찰은 운전자 성 씨가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시도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사고 직전 성 씨 차량에 2초 가량 브레이크등이 켜진 모습이 뒤따르던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찍힌 겁니다.

성 씨가 몰던 이 트럭은 1990년대 초반 제작된 것으로 20년이 훌쩍 지난 노후 차량으로 확인됐습니다.

레미콘 차량은 운행 연한이 따로 없다보니 정기 검사만 통과하면 얼마든지 운행이 가능합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유명무실한 검사만 받으면 그냥 운행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보통 규제는 대중교통 수단에만 연식 규정이 돼 있죠."

문제는 이런 노후 트럭이 수십 톤에 달하는 레미콘을 실었을 경우, 하중을 견디지 못해 브레이크가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지난 1월 용인에서 차량 29대가 부딪힌 사고도 17년 된 레미콘 차량의 브레이크 밸브가 고장나면서 발생했습니다.

국과수에 차량 정밀 감정을 맡긴 경찰은 사고 차량이 정기 검사를 제대로 받았는지, 검사 당시 성능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도 조사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편집: 최성열 / 영상제공: 시청자 이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