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사망·4명 실종…부산 산사태 밤샘 수색

  • 5년 전
◀ 앵커 ▶

18호 태풍 미탁은 사망 10명, 실종 4명 등 많은 인명 피해를 남겼습니다.

◀ 앵커 ▶

부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과 식당을 덮쳤는데, 만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수색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지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건물을 완전히 뒤덮은 시커먼 흙더미.

중장비를 동원해 힘겹게 흙을 퍼나르며 밤샘 수색 작업을 벌입니다.

부산 사하구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난 건 어제 오전 9시쯤.

18호 태풍 '미탁'이 장대비를 쏟아내고 사라진 지 5시간여 만입니다.

사면에서 무너진 토사가 500m 아래까지 흘러내려 주택과 가건물 식당을 덮쳤고, 75살 K 씨 일가족과 식당 주인 65살 B 씨 등 4명이 토사 더미에 묻혔습니다.

[원승재/인근 주민]
"안타까워요. 이분들이 어제 수요일에 예배 드리고…(인근 공장 사람들에게) 밥 해주려고 나왔다가 사고를 당한 거예요."

사고 발생 7시간 만에 B 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두 시간 뒤, 주택 아래 토사 더미 3m 아래에서 K 씨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김임석/부산 사하소방서 구조구급과장]
"토사가 계속 내려오기 때문에 저희가 수작업으로 (매몰자를) 수습하다 보니까 상당히 시간이 걸렸습니다."

만 하루 동안의 수색 작업에도, K 씨의 아내와 아들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몰자 수색 작업은 12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중장비가 들어설 공간이 충분치 않아 작업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산사태가 난 곳은 인근 화력발전소에서 쓰고 남은 폐석탄이 묻힌 지역.

물을 머금은 석탄 덩어리들이 언제든 쏟아져 내릴 우려가 있었던 겁니다.

[이건호/인근 주민]
"석탄이라는 것은 비가 오면 머금어 죽이 돼서 힘을 발산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이게 위험하다고 생각했고…32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현장 조사를 벌인 전문가들은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부산에 많은 비가 내려, 사면 아래 지하수가 토사를 밀어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남은 매몰자를 찾을 때까지 수색 작업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현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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