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 '화성 토박이' 이춘재 놓친 이유?
  • 5년 전
◀ 앵커 ▶

당시 경찰은 화성에 살았던 20대 남성 이춘재를 용의선상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화성에서 강력 범죄를 저질러 재판까지 받고도 수사망을 피했던건데, 어떤 허점이 있었는지 윤상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화성연쇄살인 사건이 잇따른 직후, 당시 화성 수사본부에선 작은 가능성도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수사관]
"태백에서 '화성'이 주소라고 하는 사람이 산에서 라면 끓여먹고 있다, 그래서 거기까지 출장을 가서 조사한 적도 있는데…"

하지만, 당시 핵심 수사관계자는 이춘재라는 이름은 본 적이 없다고 증언합니다.

[하승균/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수사 책임자]
"나는 그 이름 처음 들어요."

웬일인지 이춘재는 경찰의 용의선상에서 완전히 빠져 있던 셈입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이춘재는 1990년 무렵 이미 강력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9번째 살인사건이 벌어진 바로 그 해입니다.

이춘재는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한 혐의로 조사받을 당시, 자신의 전과를 털어놨습니다.

이춘재는 90년 4월 중순, 강도예비와 폭력 등의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연쇄살인사건으로 떠들썩했던 지역에서 강력범죄 전과자가 나왔는데도 제대로 수사받지 않았던 겁니다.

수사본부는 게다가 처제 살해범으로 이춘재가 화성 본가를 찾았을 때에도 직접 조사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당시 청주서부서 수사팀 형사]
"공조를 안 했다는 이야기지."

원인은 당시 강력한 증거였던 용의자의 혈액형이 이춘재의 것과 달랐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강필원/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장]
"피해자의 혈액형 물질이 많거나 또는 용의자의 혈액형 물질의 양이 많거나 서로 달라질 수가 있어요. 혼합된 상태로의 혈액형이 표현될 수도 있고."

경찰은 취재팀에게 이춘재의 또 다른 전과 사실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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