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어린이가 건물주?…'부모 찬스' 집중 조사

  • 5년 전
◀ 앵커 ▶

국세청이 탈세 혐의가 있는 고액 자산가들에 대해 대대적인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중 30세 이하인 140여 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데 상속세를 피해 재산을 물려 받았을 가능성, 소위 '부모 찬스'를 살피는 게 핵심입니다.

김수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국세청의 조사 대상에 오른 부자들의 세금 탈취 방법은 더 교묘해졌습니다.

이른바 '땅굴파기', 땅굴을 파서 몰래 물건을 빼내는 것처럼 회사와 종업원들이 받아갈 이익을 사주가 빼돌리는 겁니다.

한 제조업체는 해외 펀드를 통한 정상적인 투자인 것처럼 속이고 실제론 사주 자녀가 지배주주인 회사의 주식을 비싸게 사들여 변칙 증여를 했습니다.

해외 현지법인에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송금한 뒤, 이 돈으로 유학중인 사주 자녀의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이는가 하면, 20대 초반의 자녀와 공동 명의로 상가 건물 여러채를 취득해 편법 증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액 자산가는 219명.

이들의 재산은 2012년 이후 두 배로 뛰어 모두 9조 2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또 이중 147명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수입원이 확실치 않은 30세 이하였는데, 평균 재산이 44억 원이었습니다.

매매계약서만으로 할아버지의 빌딩을 물려받아 건물주가 된 3살짜리 어린이도 있었습니다.

[이준오/국세청 조사국장]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추적 과세하고 고의적, 악의적 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중 처리하겠습니다."

국세청은 과거 미술품이나 골드바 등이 탈세 수단으로 주로 쓰였다면 최근에는 파생금융상품 거래 등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며,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에 한 치의 양보없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김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