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옷으로 가리고…신상 공개 '꼼수' 안 돼
  • 5년 전

◀ 앵커 ▶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은 신상공개 대상이 되자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이럴거면 신상 공개를 왜 하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국회에서는 신상공개 대상자의 얼굴을 반드시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법안이 발의될 예정인데, 논란도 예상됩니다.

김준석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2일 경찰서를 나서는 고유정.

신상 공개 처분이 내려지자 머리카락을 앞으로 늘어뜨려 얼굴을 가립니다.

"야!고개들어!뭐하는 거야!"

고개를 들라는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유가족들은 격분했습니다.

[피해자 유가족]
"왜 얼굴 안 보여줘? 얼굴 왜 가려요."

지난 3월 청담동 주식 부자 이모 씨의 부모를 살해한 김다운도 마찬가지.

고개를 숙이고 옷을 추켜 올려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김다운]
"일정부분 계획이 있었는데, 제가 죽이진 않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이런 '꼼수'를 막기 위해 신상공개를 할 때 반드시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공개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현행 법에는 공개방법에 대한 규정이 불명확한데, 피의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겠다는 겁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구금 과정에서 촬영한 사진, 이른바 '머그샷'을 공개하는 것도 가능하게 됩니다.

[안규백/더불어민주당 의원]
"확실한 얼굴 공개로 여죄 신고와 재발 방지, 그리고 국민의 알권리 충족 등 흉악범 신상공개제도의 취지를 온전히 구현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유정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뒤 고씨 가족의 개인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또 신상공개가 범죄자의 사회복귀를 어렵게 하고 판결이 확정되기 전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법안처리 과정에서 공개 기준과 효과를 놓고 또 한 번 거센 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뉴스 김준석입니다.

(편집 : 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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