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천재' 유진박, 믿었던 매니저에게 사기
  • 5년 전

◀ 앵커 ▶

전 소속사 대표로부터 감금폭행 및 착취를 당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씨가 이번엔 가족처럼 따르던 매니저로부터 또 다시 수억 원대 사기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990년대 화려한 전기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이며 이름을 알린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고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서도 연주했고, 방송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생 때부터 조울증을 앓던 박 씨는 지난 2009년 이른바 '공연 착취'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소속사 대표로부터 감금·폭행에 시달리고 각종 공연에 억지로 동원됐다는 겁니다.

[유진박(지난 2009년 8월)]
"앞으로 열심히 할게요. 제 꿈인 전기바이올린 매일 치고 싶어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난 5월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장이 접수됐습니다.

유진박이 6억원대 사기를 당했다는 겁니다.

누군가 유진박 명의로 몰래 1억원대 사채를 쓰고, 5억원 넘는 출연료도 빼돌렸다는 내용입니다.

그 장본인으로 유진박의 매니저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유진박]
"현재 돈 관리는 매니저 김 씨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채를 써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게 무슨… 돈을 빌렸냐고요? 아뇨."

매니저 김 씨는 지난 1996년 유진박을 한국에 처음 소개한 인물입니다.

한동안 왕래가 없었던 김 씨는 유진박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4년 전부터 유진박을 다시 만났습니다.

유진박은 김 씨를 가족처럼 믿고 함께 살면서 공연 활동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유진박의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MBC 제작진이 김 씨와 관련된 제보를 받은 뒤, 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 5월 김 씨를 사기와 횡령, 배임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김 씨는 유진박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제주도 땅도 팔아치웠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 정작 유진박은 자신이 제주도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습니다.

[유진박]
"제주도에 재산 없었는 걸요. 제주도에 살아본 적이 없어요."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유진박과 매니저 김 씨 등을 불러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피해 내용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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