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사로잡는…햇볕과 바람이 만든 생선

  • 5년 전

◀ 앵커 ▶

싱싱한 생선을 잘 손질한 뒤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을 전라도에서는 '건정'이라고 부르는데요.

전통 방식을 지키면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끔 만들어진 건정이 요즘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고 합니다.

문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갓 잡아올린 민어를 꼼꼼히 손질하고 3년 이상 된 천일염에 절입니다.

그리고 햇볕과 바람이 좋은 곳에 내놓고 사흘가량 건조하면 신안군의 특산품인 민어 건정으로 탄생합니다.

말린 민어는 조선 시대 임금께 진상될 정도로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 식품으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구전으로, 또 입맛으로만 전해지던 건정 만드는 방법이 주민 주도의 연구와 개발을 통해 정립됐습니다.

상품화까지 성공해 민어 한 마리를 부위별, 용도별로 소포장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 입맛에 맞게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겁니다.

[최연아/증도 장고리 건정연구회]
"건정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오랫동안 처음과 같은 (맛과 품질을) 유지하며 보관을 할 수 있을까…"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농어와 참숭어, 조기, 우럭 등도 건정 상품으로 개발됐습니다.

이들 건정은 지난해 국내 굴지의 호텔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홈쇼핑, 백화점과도 납품 계약을 맺었습니다.

[유영업/영어조합법인 대표]
"그것은 말리면 말릴수록 '헥산'이란 몸에 좋은 성분이 나오고 또 '글루타민산'이란 풍미를 좋게 하고 맛을 좋게 하는 것이 풍부해집니다."

바람과 햇볕이 만들고 여기에 섬사람의 오랜 지혜를 품고 있는 마른 생선 '건정'이 자연식품 슬로푸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문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