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형 돌봐온 동생 투신…형 숨진 채 발견

  • 5년 전

◀ 앵커 ▶

희귀 난치병을 앓던 형제에게 안타까운 일이 벌여졌습니다.

형은 숨지고, 동생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다 중상을 입었는데 경찰은 형제가 신병을 비관한 것으로 보고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강동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북 남원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13층 난간에 한 남성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잠시 뒤, 1층에 설치된 에어 매트가 크게 흔들립니다.

난간에 매달려 있던 남성이 몸을 던져 에어 매트 위로 떨어졌고, 그 충격으로 허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 남성이 매달려 있던 아파트 거실에서는 친형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집안에는 빈 약봉지가 발견됐으며 가족에게 용서해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희귀 난치병에 시각장애까지 앓고 있던 형제는 인천에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부모가 있는 남원으로 내려왔습니다.

[아파트 관계자]
"(가족에게) 불화가 있거나 그러진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거의 방에만 계셨고요.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동생이 많이 (돌봐준 것으로…)"

그나마 증상이 덜 한 동생이, 형의 병간호를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부모가 타지로 떠나 집을 비운 사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발생 전 동생은 남은 가족에게 아픈 형을 보내고 자신도 따라가겠다는 연락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동생이) 중환자실에 있기 때문에 격리 병실이라서 저희가 갈 수 없기 때문에 사망원인이 뭔가부터 확인한 후에 (조사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국과수에 숨진 형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허리를 크게 다친 동생이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강동엽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