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됐지만 살인범은 없다…"곧 석방"

  • 5년 전

◀ 앵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베트남 여성이 다음달 초 풀려날 걸로 보입니다.

살해 용의자 두 명이 모두 풀려나게 되면서 김정남 암살 사건의 실체는 밝혀지기 어렵게 됐습니다.

조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재판이 끝난 뒤,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법정 밖을 나섭니다.

손은 여전히 결박된 상태지만, 취재진들에게 대답도 할 만큼 여유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도안 티 흐엉/김정남 암살 용의자]
"고맙습니다. 행복해요"

말레이시아 검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기소된 흐엉의 혐의를 '위험한 무기에 의한 상해'로 변경했습니다.

흐엉이 상해 혐의를 인정하자 말레이시아 법원은 곧바로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통상적으로 감형이 이뤄지는 말레이시아 사법 시스템에 따라, 흐엉은 다음 달 초쯤이면 석방될 것으로 보입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왜 살인에서 상해로 혐의를 바꿨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3주 전 전격 석방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마찬가지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간의 외교적인 협의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흐엉 측은 김정남에 대한 살해 의도 없이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았다며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하지만, 김정남과 신체 접촉이 없었던 시티와는 달리, 흐엉은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 무기인 신경작용제를 바르는 모습이 영상으로 포착되면서 유죄가 인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암살을 주도한 북한 남성 4명은 모두 범행 즉시 북한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일어난 김정남 암살 사건은 범행의 전모를 밝히지 못한 채 2년 여만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MBC뉴스 조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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