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매우' 나쁨…전 국민이 터널 안에서 '콜록콜록'
  • 5년 전

◀ 앵커 ▶

미세먼지 관측 사상 최악을 기록한 오늘, 어느 정도였는지 수치로 살펴보겠습니다.

전국적으로 초 미세먼지 관측이 시작된 게 2015년이었습니다.

오늘 서울의 하루평균 초 미세먼지 농도는 오후 7시 현재 145 마이크로그램으로 기존 최고치였던 129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 145라는 수치는 미세먼지 '나쁨' 기준의 4배, '매우 나쁨'기준, 75마이크로그램의 두 배입니다.

체감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서울이 통째로 자동차 배기 가스로 가득한 터널 속에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남산 2호 터널 안과 밖의 미세먼지 수치를 김윤미 기자가 비교해봤습니다.

◀ 리포트 ▶

평소 배기가스가 자욱한 터널 안의 미세먼지 수치는 얼마나 될까.

얼마 전 서울시가 시내 주요 터널의 미세먼지를 조사했는데 남산 2호 터널이 가장 탁했습니다.

남산 2호 터널은 ㎥당 151㎍, 금화터널과 남산 3호 터널도 80㎍이 넘는 수준인 것으로 측정됐습니다.

오늘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입니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178㎍을 넘었고 충북 239, 경기도 225㎍으로 200㎍을 넘었습니다.

평소 터널 안보다 바깥 공기가 훨씬 더 나쁩니다.

서울 시내와 한반도 전체가 배기가스로 가득한 터널 안에 들어가 있는 것과 똑같습니다.

실제로 휴대용 측정기로 도심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재보니, 버스 중앙차로는 200㎍이 넘었습니다.

실내인 지하철 역사 안도 190㎍을 훌쩍 넘었습니다.

숲이 있고 고도가 더 높은 남산은 상황이 나을까.

남산 상황도 도심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80마이크로그램을 넘어섰습니다.

시내 어디에도 미세먼지를 피할 곳은 없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시민들은 얼마나 많은 미세먼지를 들이마시고 있는 건지 확인해 봤습니다.

성인 남성이 하루에 들이마시는 공기는 약 15㎥.

공기 ㎥당 약 200㎍의 미세먼지가 들어 있으니까 15㎥를 마시면 3천㎍을 들이마시는 겁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들이닥친 지난 목요일부터 계산해 보면 8천㎍이 넘는 발암물질이 호흡기를 파고든 것으로 보입니다.

[최주환/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전문의]
"운동을 하게 되면 더 숨을 깊게 들이마시게 되고 그렇게 되면 초미세먼지가 체내에 더 깊숙히 침투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낀 날은 고강도 운동을 삼가고 호흡량을 줄여야 미세먼지를 조금이라도 덜 들이마실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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